서울의 낮기온이 4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이 3도에서 10도로 영상권에 접어든 지난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축제를 위해 만든 인공 빙벽 옆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강호 기자

“강원도에도 주상절리가 있었네?”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들어진 현무암 협곡을 따라 얼어붙은 강 위를 걷는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이 부표 위를 걸으며 연방 감탄사를 쏟아냈다.

지난 13일부터 강원도 철원 한탄강에서 열린 ‘제12회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 경기, 대전, 대구 등에서 올라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오전 10시 30분 개막식이 열리기 전에 벌써 출발한 관광객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기자도 10시가 되기 전 좋은 그림(?)을 위해 서둘러 출발했으나 물 위를 걷기 위해 띄워 놓은 부표에 입장하는 줄은 이미 수백 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철원문화재단 이세현 대리는 “주말 동안 총 방문객 수가 20,096명이다. 둘째날은 눈이 많이 내려 트레킹 코스를 중간에 닫았는데도 많은분들이 다녀가셨다”고 했다.

지난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물 위에 떠있는 부표 위를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은하수 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남강호 기자

올겨울 날씨가 따뜻해 얼음이 얼지 않자 참가자들은 강 한가운데 설치된 부표를 따라 코스를 걸었다. 사람들은 강변에 마련된 육로를 따라 걷기도 하며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색다른 감동을 받았다. 부표 위에서 흔들리는 느낌은 구름다리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 대전에서 온 신모씨는 “바닥이 조금 미끄럽기는 하지만, 살살 걷다 보니 더 자연 속에 동화되는 것 같다”며 주변 경관이 더 잘 보인다고 했다.

지난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물윗길을 걸으며 주상절리를 감상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강을 따라 걷다 보니 우르르 쏟아질 듯 빼곡히 쌓여 있는 돌기둥들이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했다. 제주도, 울산 등에서 봤던 주상절리가 이곳 강원도 철원에서 볼 수 있다니. 게다가 바로 눈앞에서 보니 마치 한 학기 끝나고 방학하는 날 서로 교실 밖을 뛰쳐나가겠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찾아보니 지난 2020년 유네스코 세지질 공원으로 지정됐다. 경기도 동탄에서 온 이모씨는 “물소리가 너무 좋다”며 “주상절리를 여기서 보다니 놀랍다. 왜 지금껏 몰랐나 싶을 정도다. 특히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더 좋은 것 같다”고 연방 감탄했다.

지난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서 5km 정도 걷다 보면 승일교 아래 축제장이 보인다. 승일교 부근에 대형 얼음 조각, 눈 조각, 이글루 등 다양한 볼거리를 조성하고 눈썰매, 개썰매, 래프팅 체험 등이 펼쳐진다. /남강호 기자

그렇게 5km 정도를 걷다 보면 대형 눈 조각과 썰매장, 고드름 동굴, 얼음 놀이터 등이 있는 승일교 아래 축제장에 도착한다. 겨울 축제장 답게 시끌벅적한 모습이 이어진다. 승일교 아래쪽 눈길을 사로잡는 인공 빙벽은 연방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어디서 찍어도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에 사람들은 연방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한켠에서는 여름의 묘미인 래프팅 체험을 하며 배 위에서 사진을 찍었고, 트레킹을 하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셀카를 찍고 있었다.

지난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축제를 위해 만든 인공 빙벽 옆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강호 기자

날씨가 따뜻해지며 ‘인제 빙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안동 암산얼음축제’ 등 지역의 겨울 축제들이 취소 또는 연기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얼음 두께가 충분치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축제의 한 관계자는 “얼음이 최소 20cm 두께가 되어야 하는데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얼음이 얼지 않았다”며 “하지만 물윗길(부표)에서 즐기는 트레킹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승일교 부근에 대형 얼음 조각, 눈 조각, 이글루 등 다양한 볼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축제를 위해 만든 인공 빙벽 옆에서 래프팅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