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세바스티아 해변에 옷가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성난 파도에 떠밀려 온 듯 놓인 수많은 옷가지들 한 가운데에는 찢겨진 고무보트가 놓여 있습니다. 이 장면은 스페인의 오픈 암스(OPEN ARMS)라는 비정부기구(NGO) 단체가 올해 지금까지 지중해를 건너다 바닷물에 빠져 숨진 2600여명의 아프리카 이주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의 모습입니다. 물론 이 옷가지들은 숨진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을 상징합니다.
유엔은 지난 9월 24일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고 시도하다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주민 숫자가 2,500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숫자입니다.
유엔은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어린이 숫자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지만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 이주민 숫자가 작년에 비해 6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레지나 드 도미니키스 유니세프 코디네이터는 “지중해는 어린이와 그들의 미래를 위한 공동 묘지가 되었습니다”라고 한탄 했습니다. 또 그녀는 “유럽에서 망명과 안전을 찾으려다 죽어가는 어린이들의 비극적인 희생은 정치적 선택과 결함이 있는 이주 시스템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유엔은 9월까지 약 18만 6,000여명의 이민자가 해상으로 남유럽에 도착하여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키프로스, 몰타 등에 상륙했다고 밝혔습니다. 열악한 아프리카를 벗어나 부유한 유럽에서 새 삶을 꿈꾸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목숨을 건 항해가 계속되면서 안타까운 희생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