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해운대 한 호텔에서 포즈를 취했다./김동환 기자

인터뷰 스케줄이 잡히면 언제나 설레고 긴장된다. 촬영 시간이 충분히 주어줬으면 하는 바람과 어떻게 찍어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사진기자의 고민이 동시에 밀려온다. 인터뷰 대상이 영상 계열에 일하는 사람이면 좀 더 긴장하는 편인데 이 사람은 긴장을 넘어 촬영 직전까지 식은 땀이 날 수준이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을 비롯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브로커’ ‘아무도 모른다’ 등을 연출한 세계적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인터뷰 촬영 앞둔 본 기자의 모습이었다.

신파 없이 밝은 듯 하면서 쓸쓸하고 서늘한 그의 연출을 좋아하는 기자는 2004년 작품 ‘아무도 모른다’ 이후 팬이 되었다. 업무로 만났지만 온 팬심(?)을 다 쏟아부어 촬영할 예정이었다. 있는 장비 없는 장비 다 가져와 인터뷰가 진행되는 호텔방 앞에 풀어놓았다.

하지만 조금 있다 관계자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촬영은 방안에서만, 시간은 3분 , 조명 사용 금지. 세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오전부터 계속된 인터뷰로 진행 측에서 감독을 배려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빛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촬영은 순탄치 않았고 기자는 창문과 커튼을 이용해 촬영을 마쳤다.

휴일 아침 조조로 그의 신작 ‘괴물’을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문제였던 교권과 아동 학대 등을 다룬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 4년 전 약간 섭섭했던(?) 감정들이 눈 녹듯 녹아내리고 만나서 영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본 일행과 누가 최고 괴물인가 의견을 나누는 재미는 덤이었다.

2019년 10월 6일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웃고 있다./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