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밀양 금시당백곡재의 450여 년 된 은행나무는 가을의 끝자락인 지금 절정을 맞이했다.
아름다운 풍광은 눈으로 볼 때나 사진을 찍을 때나 햇빛이 있을 때가 가장 좋다.
한밤중에는 색이 잘 보이지 않고 촬영하기에도 쉽지 않은 조건이 된다. 노란 은행나무 색이 아니라 시퍼런 밤하늘의 색깔이 사진 전체를 뒤덮는다.
요즘 휴대폰은 야간 촬영 모드가 있어서 제법 그럴싸한 사진을 얻어낼 수 있지만 화려한 불빛의 관광지가 아닌 조명 하나 없는 자연에서는 그마저도 화질이 급격하게 저하된다.
그래도 사람이 없는 근사한 밤풍경 사진을 찍고 싶다면, 삼각대를 이용해 카메라 장노출을 하는 방법으로 위와 같은 사진을 얻어낼 수 있다.
빛이 없는 환경에서 사진의 밝기를 끌어 올리려면 화질이 저하되는 대신 입자의 밝기를 올려주는 ISO 설정을 높게 하거나 노출시간을 길게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휴대폰 야간 촬영 모드에서도 2초간 “가만히 들고 있으십시오” 라는 문구가 뜨는 이유다. 그런데 삼각대가 있다면 ISO를 전혀 올리지 않고 2, 3초는 물론 수 분에서 수십 분도 촬영 가능하다.
단점이 있다면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밤하늘도 밝게 변해 대낮에 찍은 사진처럼 분위기가 바뀐다는 것이다. 별빛이 빛나는 밤하늘 느낌이 나지 않는다면 야간 촬영의 큰 장점이 없다. 해질녘 아름다운 풍광 만은 못한 사진이 될테니.
팁이 있다면 보름달에 가까운 시기에 강력한 달빛 아래 촬영하는 것이다. 맑은 날 보름달 빛은 나무와 건물 지붕 밑에 그림자가 지게 할 정도로 생각보다 강하고 자연스러운 조명이 된다. 수 초 수십 초의 장노출일 때는 누적되는 빛의 차이가 더욱 커지기 때문에, 어두운 밤하늘의 색상은 적당히 살리면서 은행나무의 색이 나타나도록 조절할 수 있다.
너무 욕심을 내어 단풍 색을 살리는 데만 집중해서 하늘색이 하얗게 되지 않도록 적당한 노출을 준 후, 후보정으로 하이라이트를 죽이고 어두운 부분을 조금더 밝게 해주면 야간 단풍사진 완성!
위 사진도 자정을 막 넘긴 어두운 밤에 멀리서 금시당백곡재를 촬영한 사진이다. 마치 낮에 촬영한 사진처럼 깨끗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