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다. / 장련성 기자

단풍을 보러 버스를 대절하고 멀리 떠나는 계절이다. 하지만 서울시민들은 의외로 훌륭한 단풍 명소가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걸 잊고 산다.

요즘 북한산부터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어느덧 경복궁까지 이어져 경내가 온통 울긋불긋한 모습이다. 고궁은 멀리 떠나지 않고 가까운 서울 도심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즐길 수 있는 단풍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30일 오후 서울 경복궁 자경전 뒤뜰에 피어난 세그루의 은행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는 찰칵 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왔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노란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흥복전 오른편 담장 너머에는 어린이들이 바닥에 떨어진 붉은 단풍을 한 움큼 주워 서로의 머리 위로 뿌리며 장난쳤다. 향원정이 보이는 의자에 앉은 연인들은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붉게 물든 나무 아래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경복궁은 이날 평일임에도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볐다. 경복궁 인근 도로는 학생과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주차장으로 향하는 버스들로 혼잡을 이뤘다. 입장권을 소지한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때 경복궁 주 출입구인 흥례문 앞에는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서울시는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서울 단풍길 99′선을 발표해 숨겨진 단풍길 정보를 제공한다. 단풍길 길이만 154km로, 홈페이지(https://www.seoul.go.kr/storyw/autumn/list.do)를 통해 단풍길 사진과 길이,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10월 30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다. / 장련성 기자
10월 30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다. / 장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