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인근의 쪽방촌 중 3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동 쪽방촌이 지난 10일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철거가 진행 중인 쪽방촌 거리 사이로 부서진 건물의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신현종 기자

대전역 인근에는 일반적인 역세권의 모습과는 달리 반세기 이전부터 자리해 온 또 하나의 풍경이 있다. 바로 쪽방촌이다.

쪽방은 여러 주거 형태 중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성인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6㎡ 남짓의 비좁은 방을 말한다. 도시 빈민 들의 주거지로 냉난방 시설이 없음은 물론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화재나 홍수에 취약할 뿐 아니라 성범죄의 우려도 있다.

대전역 쪽방촌은 90개 동으로 이 중 30%를 차지하는 삼성동 쪽방촌이 지난 10일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대전시 동구에 따르면 구가 추진 중인 삼성동 대라수아파트 주변 도시계획시설사업 구역 내에 편입된 쪽방 28개 동 중 17동에 대한 보상 절차가 완료돼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나머지 11개 동에 대한 보상 절차도 내년 초까지는 완료할 예정이다. 이 구역은 정동 지하차도 상부부터 삼성 지하차도 상부까지 연결, 아파트와 연계되는 도로로 개통된다.

철거가 진행되기 전 삼성동 쪽방촌의 모습. 대전시 동구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사업 구역 내에 편입되어 있는 쪽방을 차례로 철거, 새로운 도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신현종 기자

대전역 바로 인근에 위치해 초 역세권이라 할 수 있는 정동 쪽방촌도 도시재생산업의 일환으로 대전 동구 정동 3-4일원 2만 6661㎡부지에 기존 거주자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공공주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쪽방촌의 철거는 공공이 주도,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업이지만 관련된 모든 주민이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중 일부는 “제대로 된 보상이 없으면 열악하나마 존재하던 삶의 터전마저 잃게 된다”며 아직도 적지 않은 주민들이 철거에 반대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없이 부족하기 만한 쪽방촌의 삶이지만 그것마저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삼성동 쪽방 철거를 시작으로 대전역 인근에 남아있는 70여 개의 쪽방 또한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 후에 철거를 추진, 주거 환경 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주거 환경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12일 철거작업이 한창인 삼성동 쪽방촌의 풍경 너머로 새로이 건설 중인 고층의 아파트가 대비를 이루고 있다. /신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