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의 나라 스페인에서는 매년 7월이면 산페르민 축제 기간 동안 팜플로나에서 거센 황소와 함께 달리는 황소달리기 축제가 열려 수 천명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황소와의 분노의 질주를 즐긴다.
물론 축제가 열릴 때마다 원치않는 사상자가 발생하고 황소를 학대한다는 비난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지만 여전히 스페인을 대표하는 축제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스페인에는 낮에 벌어지는 황소달리기 축제도 있지만 지역별로 주로 밤에 펼쳐지는 소규모 황소달리기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2016년 금지되었던 이 지역축제가 올해 들어 다시 허용되면서 많은 주민들을 불러세우고 있다.
주로 스페인의 발렌시아 지역과 남부 카탈로니아에서 ‘부 엠볼라트(Bou embolat 공을 든 황소:카탈루냐어) 축제’로 불리는 이 달밤의 황소달리기 축제는 낮에 열리는 황소달리기 축제와 달리 황소의 뿔에 불을 피울 수 있는 가연성 공이 달린 장치를 장착하고 황소들을 달리게 하고 있다.
먼저 건장한 장정들이 황소를 기둥에 묶어두고 뿔에 그 장치를 매달고 여성이 다가와 가연성 공에 불을 지피면서 축제가 시작된다.마치 횃불처럼 뿔에 불이 피어오르면 황소를 묶어둔 밧줄을 끊어주어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게 놓아준다.
뿔에 불 붙은 불공을 메단 황소는 이미 분노로 가득차 미친 듯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쳐받으려 애를 쓰지만 사람들은 미리 준비돤 보호창살 뒤로 가볍게 내뻬면서 황소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다. 물론 때로 엉뚱한 곳에 한 눈을 팔고있는 참가자를 용케 발견한 황소는 그대로 달려가 그 치명적 뿔로 공중으로 날려버리며 화를 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