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추석 연휴다. 올해 추석 연휴는 6일로 분산이 되어 귀성과 귀경길이 예년보다 덜 혼잡할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엔 어땠을까? 오래된 파일을 찾아보면, 사진만 봐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예상이 된다.

오죽했으면 서울을 빠져나가는 궁내동 톨게이트 앞에서 차가 꼼짝도 하지 않자 차 안에 갖힌(?) 귀성객들이 모두 고속도로 밖으로 나와 서있기도 했다. 이런 풍경은 한밤이 되어도 달라지지 않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자리가 없어서 아예 음식을 사서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 주변에서 먹기도 했다.

1997년 9월 25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길에 나선 사람들이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톨게이트앞에서 차량이 더 이상 나가지 못하자 차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다/전기병 기자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996년9월25일 밤 궁내동 톨게이트 부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이 한꺼번에 몰린 귀성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996년 9월 29일 고속도로 상행선의 한 휴게소에서 한 귀경 가족이 자동차 위에 김밥 등의 음식을 놓고 식사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998년 10월 2일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몰려있다/ 조선일보DB

인터넷 예매가 없던 시절이라 직접 귀성 열차나 버스를 예매하기 위해 밤샘 줄서기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표를 사고 팔기도 했고, 자리가 없을 땐 서서 가야만 했다.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톨게이트가 귀향하려는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1999년 9월 2일/ 조선일보DB
추석을 한 달 앞둔 1984년 8월 2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고수부지에 귀성열차 예매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조선일보DB
고향으로 향하는 추석 열차안 입석이어도 선반에는 가족들에게 나눠줄 선물이 가득했다. 1987년 9월 23일/ 조선일보DB

겨우 구한 입석 표로 고향까지 서서 가는 기차에서도 선반엔 가족들에게 나눠줄 선물이 가득했고,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러나 이제 추석 때 이런 모습들은 찾기 힘들다. 시대가 변하면서 민속 명절 추석의 모습도 많이 변하고 있다.

언제부터 인지 연휴가 전보다 더 길어지면서 고향보다 해외로 여행 가는 사람도 많아지고 한복을 입는 모습은 고궁을 찾은 외국인들 뿐이다. 그래도 변치 않는 모습이라면 추석의 밤을 밝히는 보름달 뿐이다.

2015년 추석인 9월 28일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에 대형 보름달이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