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문화제조창의 전신이었던 연초제초창과 관련된 상설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솔, 라일락, 장미 그리고 산악인 고상돈’

솔, 라일락, 장미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생산하던 담배의 명칭이고,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고상돈 대원은 청주연초제조창 소속 산악인이었다.

1946년에 문을 연 청주연초제조창은 한때 3천여 명의 근로자들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세계 17개국에 수출까지 하던 지역경제의 축이었지만,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2004년 폐창을 맞았다. 이후 10년 가까이 방치되면서 도심 속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문화제조창 내 상설전시관에 과거 국내에서 생산되었던 담배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신현종 기자

이 거대한 폐 산업유산은 청주시에 의해 순차적으로 매입된 후 2014년부터 리모델링을 거쳐 2019년에는 마침내 ‘시민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오랜 세월동안 담배원료를 보관하고 연초를 제조하던 애환 깊은 장소가 이제는 ‘문화제조창’이라는 이름으로 청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것이다.

문화제조창은 거대 복합문화공간으로 과거 연초 제조의 역사를 볼 수 있음은 물론, 넓은 전시공간과 각종 편의시설, 문화체험공간, 작업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명실상부 중부권 최고의 문화놀이터가 된 문화제조창에서는 지금 초가을의 정취와 함께 멋진 공예전시를 즐길 수 있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세계 최초·최대 규모의 공예 행사로 1999년 첫발을 내디딘 후 올해로 벌써 13번째를 맞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21일 옛 청주연초제조창 일원에서 개막한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초청된 1200여명의 각계인사와 주민 등이 광장에 도열해 500m 길이에 1200개의 한지 꽃술로 장식된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사물의 지도’란 주제로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더디지만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져 세상을 잇는 공예를 통해 혹시나 우리가 쉽게 놓치고 있는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을 되돌아보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대 철기문화의 발흥지이자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직지(直指)’의 도시 청주에 미래의 문화유산이 넘쳐나고 있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문화제조창 전시실에 설치되어 있는 공예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3.09.03 /신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