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차로 가득할 대전 유성구 온천로의 도로에 하얀 물보라가 피어오른다.
도로 위에 설치된 대형 워터게이트에서는 멀리까지 워터캐논이 발사되고 있고, 그 아래에는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물줄기를 겨누며 환호성과 함께 물총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로 28번째를 맞은 유성온천 문화축제 중 온천수 물총대첩에 참여한 시민들이 온천수를 온몸으로 맞으며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축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온천수 물총 스플래쉬 행사는 무려 4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유성온천의 물은 200m 이하에서 분출되는 고온열 천으로 그 성분도 60여종에 달해 예로부터 국내 어느 온천에도 뒤지지 않는 명성을 이어왔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조선 태조가 새 왕도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하여 계룡산에 들렀다가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지며, 태종 또한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아픈 몸을 치료하는 효과까지 가졌던 온천의 수요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많이 줄었지만, 지금은 한 지역의 문화와 함께하는 요소로 남아 있다. 실제로 유성에는 시민들 누구나가 길을 걷다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야외 족욕장이 잘 마련되어 있다.
행사장을 찾은 김재섭(43)씨는 온천수 물총대첩 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오랜만에 물총 축제가 벌어진다는 소식에 집에 있는 물총을 모두 챙겨 아내와 딸과 함께 참가했는데, 행사장에 이미 우비와 물총이 구비되어 있어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같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맘껏 물총 놀이를 한다는 게 흔치 않은 기회이다 보니 신이 납니다.”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 격리 의무 해제 선언 이후 처음 맞는 주말, 마스크를 벗고 서로가 몸을 부딪치며 함께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활기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