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강남 방향으로 가는 급행열차에 타기 위해 몸을 집어넣고 있다. 2023.4.26. / 고운호 기자

“아주머니, 다음에 오는 거 타세요! 제발!”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해요.”

지난달 26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강남 방향으로 향하는 급행열차 승강장은 시민들의 고성과 지하철을 타기 위한 몸부림이 섞인 아수라장이었다. 무사히 열차에 탔다는 안도의 한숨도 잠시, 가득 찬 인파의 압력에 몸이 눌려 숨쉬기 어려웠다.

9호선은 서울 강서와 강동을 연결하는 지하철 노선으로, 여의도와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를 지나 황금 노선으로 꼽힌다. 9호선의 지하철 혼잡도는 서울시내 1위로 ‘지옥철’이라 불리는 김포라인 못지않게 밀집된 구간이다. 특히 주요 환승역만 지나는 급행열차는 사람이 많이 몰린다.

출퇴근 시간에 급행열차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급행과 일반 열차 선로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중간 역에서 급행이 일반 열차를 추월할 수 있는 운행 방식이기 때문에 급행열차를 늘리면 일반 열차 승객의 대기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과 샘터공원역을 잇는 4단계 구간이 2028년 완공을 앞두고 있고, 9호선과 연결되는 노선이 줄줄이 개통될 예정이라 9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에 올 연말까지 새 전동차 3~4대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여의도역. 강남 방향 급행열차 내부가 출근길 승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모습이다. 2023.4.26. / 고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