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모자에 붉은 제복을 갖춰 입은 영국 근위병이 비를 맞으며 부동 자세로 서있다. 최소 머리의 두 배 이상은 되어 보이는 큰 모자에는 빗방울까지 맺혀 있어 유난히 더 무거워 보인다. 근위병이 70년만에 열린 영국의 신임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 중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가는 귀환 행렬에 참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근위병이 쓰고 있는 모자는 곰의 모피를 사용하여 이에 ‘Bearskin(베어스킨 : 곰 모피)’이라고 불리며 높이 43cm에 달한다. 영국 근위대의 곰털모자는 1800년대에 만들어졌으며, 현재까지도 전통처럼 내려져온 의복으로 영국 근위대의 상징이 되었다.
모자는 적군을 위협하는 것을 목적으로 크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 모자에 달려있는 체인형태의 두꺼운 턱끈은 전투시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과거 기병들은 전투시 머리를 조준했기 때문에 턱끈을 코 아래로 고정시키면, 적군의 공격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영국군 근위사단에 속해있는 근위병은 주로 군주의 경호나 위병임무를 맡는 특수부대다. 버킹엄 궁전 뿐만 아니라 주요 시설들을 보호하고 국가 의전행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