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가려던 이민자들이 2023년 3월 29일(현지시각) 멕시코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이민자 수용시설의 쇠울타리를 붙잡고 서 있다. 멕시코 이민청은 화재 당시 수용시설 안에 과테말라,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출신 이민자 남성 68명이 수용돼 있었다고 밝혔다. / AF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엘패소와 인접한 멕시코 국경도시 시우다드후아레스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6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멕시코 이민청은 화재가 발생한 이민자 수용시설에 66명 수용돼 있었고 이중 38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으나 병원에 있던 1명이 더 숨져 현재까지 3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스코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수용시설 내 이주자들이 매트리스에 불을 낸 게 참사로 이어졌다”며 “추방돼 옮겨질 것이라는 사실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화재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은 참사 당시 직원들이 출입문을 잠근 채 시설을 떠났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지 매체가 확보한 CCTV 녹화 영상에는 이민청 직원 2명이 화재를 목격했음에도 쇠창살을 잠가둔 채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이 담겨 유족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유일한 탈출구가 막히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민에 관대했던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을 즉시 추방토록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중보건법 ‘타이틀 42′(42조)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고 국내 반 이민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타이틀 42′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 기대를 걸고 국경까지 온 이민자들은 국경을 넘지 못한 채 멕시코의 여러 시설에 과밀 수용됐다. 멕시코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 이민자 수 만 명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자 출신국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이다.

2023년 3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엘패소와 인접한 멕시코 국경도시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이민자 수용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6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29일 이에 항의하는 활동가들이 이민자 수용시설 입구를 막자 구금되어 있던 이민자들이 버스에서 탈출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