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덕수궁 석어당 앞에는 멋진 살구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다른 꽃들보다 좀더 일찍 피는 편인데, 일찍 피다보니 덕수궁의 다른 꽃들이 만개할떄 쯤이면 꽃잎이 모두 지고 맙니다.
아주 잠시 피었다가 지는 꽃인데, 올해는 반드시 지기 전에 봐야겠다 싶어 지난 26일 잠깐 다녀왔습니다.
불그스레하면서 흰 꽃잎들이 옛왕궁의 한쪽에서 또 찬란한 봄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덕수궁에서 가끔 담 너머로 보이는 서울 도심의 고층 빌딩들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들때가 많습니다. 담 너머 고층빌딩을 보면 내가 저기서 오전에 숨가쁘게 일하고 또 일하러 가야하는구나 하고. 그래서 가끔 이곳은 섬 같다는 느낌이 들어, 생각을 정리하러 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변 사무실이 있는 직장인들은 가볍게 점심 후 산책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 화려하게 피었다가 어느새 지는 꽃이 벚꽃입니다. 지금은 덕수궁 석조전 앞 벚꽃나무에 팝콘처럼 하얀 꽃잎들이 날리고 있습니다.
광화문사거리 교보문고빌딩 앞에도 점심을 먹은 시민들이 나무 아래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에는 화단에서 새싹들이 솟아났습니다. 꽃은 피고 지고 시간은 또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