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지르기! 얼굴 막기!” 8일 팔레스타인 지중해 연안의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Khan Younis in the southern Gaza Strip). 잠든 새벽을 깨우는 기합 소리가 우렁찹니다. 도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은 팔레스타인 태권도 클럽인 ‘푸눈(Funoun group)’의 젊은 회원들입니다. 사범의 구령에 맞춰 열심히 태권도 품새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는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바쿠 2023 WT(세계태권도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참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현재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지역은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아 ‘중동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가자 지구는 1994년 팔레스타인의 자치구로 인정받았지만, 2006년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로 인해 국경이 전면 봉쇄 당했습니다. 17년이 흐른 지금까지 국경의 문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팔레스타인 밖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은 메달이지만 이들에게는 더 간절한 것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처지를 외부에 알려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이 그것입니다. 가자 지구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곳입니다. 유엔 인구 기금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10여만명으로 인구가 늘어 거주가 불가능한 수준이 됐습니다. 2030년에는 약 3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조차 안될 지경입니다. 이곳의 주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인구의 80%가 원조에 의지한 채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들은 태권도가 탈출구의 시발점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