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세도시 시에나에서 열린 ‘팔리오’ 경기 도중 한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고 있다. 600년 역사를 가진 시에나 팔리오 경주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000년과 2001년 행사가 취소된 뒤 올해 다시 열렸다. /EPA 연합뉴스

7월 2일, 이탈리아 중세도시 시에나에서 ‘팔리오 축제’(Palio di Siena)가 열렸습니다. 올해 열린 팔리오 축제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2년간 열리지 못하다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입니다. 아직도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팔리오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열정을 더 이상 억누르지 못하나 봅니다.

시에나 팔리오는 매년 7월 2일 성 마리아 프로벤자노를 기념하는 날과 8월 16일 성모 마리아 승천일(8월15일)을 기념하는 날에 경기가 열립니다. ‘팔리오’는 경주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깃발로 자줏빛 비단 망토를 가리키는 팔리움(Pallium)에서 유래합니다.

팔리오 축제는 중세에 형성된 자치구인 콘트라다들의 대항전으로 경마대회인 팔리오 경주가 축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팔리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토스카나 지역의 시에나에서 열리는 팔리오로 14세기부터 커다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17개의 콘트라다 중에서 10개 팀만 본 경기에서 뛰게 됩니다.

약 30 마리의 말이 준비되고 캄포 광장에서 적응성 검증을 통과한 10마리의 말은 추첨을 통해 각 콘트라다에게 배정됩니다. 10마리 말은 시에나 중심부에 있는 부채꼴 모양의 광장 캄포를 시계방향으로 세 바퀴를 돌아 우승자를 결정합니다

기수가 중간에 낙마를 하더라도 먼저 캄포를 세 바퀴 도는 말이 승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광장을 한 바퀴 도는데 약 30초가 걸린다고 합니다. 안장이 없이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 도중 낙마해 부상을 입는 기수들도 많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처음 시작돼 6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팔리오 축제가 취소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1800년대 이후를 보면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가 발병한 1855년과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0년대 정도가 꼽힙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110개국에서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1만 명대를 넘나들고 있어 경계를 늦출 수는 없지만 다양한 축제가 다시 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7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세도시 시에나에서 열린 ‘팔리오’ 경기 도중 한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고 있다. 600년 역사를 가진 시에나 팔리오 경주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000년과 2001년 행사가 취소된 뒤 올해 다시 열렸다. /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