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연방대법원 판결문 초안이 유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대법원 앞에서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는 한 시위 참가자가 불법 낙태 시술의 상징인 옷걸이를 들어 올리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낙태 행위 처벌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1973년 낙태를 합법화한’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기로 했다는 판결문 초안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이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이 격해지고 있다. 워싱턴 연방대법원 주변 뿐 만 아니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도시 곳곳에서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시민사회도 옹호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는 시위대가 들고 나온 상징물 중에 하나가 옷걸이다. 철제 옷걸이는 법으로 낙태가 금지된 상황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이 합법적인 의료 도움이 없이 스스로 임신 중지를 시도하면서 사용한 대표적인 도구였다. 많은 여성들이 집에서 낙태를 시도하다 사망하거나 부작용에 시달리자 옷걸이는 이후 ‘낙태 합법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시위 현장에 옷걸이를 들고 나온 것도 ‘낙태 불법화’가 ‘위험한 낙태’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과거에도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시위에 옷걸이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2016년 폴란드에서 우파 정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낙태를 전면 불허하는 입법안을 내놓자 여성들이 검은 옷을 입고 옷걸이를 흔들며 바르샤바 거리에 나와 행진하며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고 폴란드 정부는 결국 법안을 폐기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한 여성이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철제 옷걸이는 과거 낙태가 불법이었던 시절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이 낙태를 위해 쓰던 도구로, 그 부작용으로 많은 여성이 사망하거나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옷걸이는 현재 낙태 합법화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