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에서 1973년 낙태를 합법화한’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기로 했다는 판결문 초안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이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이 격해지고 있다. 워싱턴 연방대법원 주변 뿐 만 아니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도시 곳곳에서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시민사회도 옹호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는 시위대가 들고 나온 상징물 중에 하나가 옷걸이다. 철제 옷걸이는 법으로 낙태가 금지된 상황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이 합법적인 의료 도움이 없이 스스로 임신 중지를 시도하면서 사용한 대표적인 도구였다. 많은 여성들이 집에서 낙태를 시도하다 사망하거나 부작용에 시달리자 옷걸이는 이후 ‘낙태 합법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시위 현장에 옷걸이를 들고 나온 것도 ‘낙태 불법화’가 ‘위험한 낙태’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과거에도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시위에 옷걸이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2016년 폴란드에서 우파 정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낙태를 전면 불허하는 입법안을 내놓자 여성들이 검은 옷을 입고 옷걸이를 흔들며 바르샤바 거리에 나와 행진하며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고 폴란드 정부는 결국 법안을 폐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