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사육장 안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숨죽이며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폭격을 피해 낯선 도심을 멀리 돌아서 폴란드로 온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동물원의 사자의 모습을 보니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도 전쟁은 무섭게 느껴지는 듯 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폴란드 등 국경을 넘어 피란을 떠나는 어린이와 노부모들과 함께하는 반려동물이 눈에 띈다. 하지만 동물원의 동물들은 무방비 상태로 굶주림과 추위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이에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 동부의 보호구역에서 선별된 사자 6마리, 호랑이 6마리, 카라칼 2마리, 아프리카 들개 1마리가 폴란드의 포즈난 동물원으로 피란을 떠났다.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일부 동물은 벨기에의 한 보호구역으로 이송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한편, 동물원을 떠나지 못해 사육사가 코끼리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모습도 전쟁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