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4, LAFC)과 작별한 토트넘 홋스퍼가 유력한 강등 후보가 됐다. 잔류 경쟁팀들 중에 가장 높은 강등 확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덜랜드에 0-1로 패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데뷔전이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리그 14경기 연속 무승(5무 9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말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승리가 없다.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데 제르비 감독도 최악의 흐름을 끊어주지 못했다. 2026년 들어 아직도 승리가 없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토트넘도 현재 18위로 떨어지면서 정말로 강등권까지 추락했다. 승점 30점으로 같은 라운드 울버햄튼을 격파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2)에 17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토트넘은 브라이언 브로비의 힘을 앞세운 선덜랜드의 공격에 고전했다. 히샬리송과 랑달 콜로 무아니를 중심으로 반격을 노려봤지만, 코너 갤러거-아치 그레이-루카스 베리발로 이뤄진 중원은 창의성이 떨어졌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6분 선덜랜드의 노르디 무키엘레가 우측면에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온 뒤 직접 슈팅을 날렸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슈팅처럼 보였지만, 공은 미키 반 더 벤 다리에 맞고 굴절되면서 절묘한 궤적을 그렸다.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불운한 선제 실점을 내준 토트넘은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후반 18분 브로비가 뒤에서 손으로 밀면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골키퍼 안토니 킨스키가 충돌했다. 그 결과 킨스키는 이마 출혈로 붕대를 감고 뛰었고, 로메로는 눈물을 흘리며 부상 교체됐다.

토트넘은 남은 시간에도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하면서 패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한 해가 시작된 뒤 토트넘보다 더 긴 무승 행진을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팀은 1993년 스윈던 타운(15경기0, 2003년 선덜랜드(17경기), 2008년 더비 카운티(18경기) 3팀뿐이다. 그리고 이 3팀은 모두 강등됐다.

이제는 토트넘이 가장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히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18위부터 20위 팀이 2부 챔피언십으로 떨어진다. 이미 사실상 강등이 확정된 19위 번리와 20위 울버햄튼(강등 확률 100%) 두 팀을 제외하고 리즈, 노팅엄(이상 승점 33), 웨스트햄, 토트넘이 나머지 한 자리를 피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상황.

이번 라운드에서 웨스트햄은 울버햄튼을 4-0으로 대파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노팅엄도 강팀 아스톤 빌라와 비기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반면 토트넘은 선덜랜드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비상에 빠졌다.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계산한 결과 현재 토트넘의 강등 확률은 46.06%까지 치솟았다. 노팅엄은 10.23%, 웨스트햄은 35.56%로 계산됐다. A매치 휴식기 전까지만 해도 웨스트햄이 56.94%로 강등 위기에 직면해 있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만약 토트넘이 이대로 챔피언십으로 떨어지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이자 1977-1978시즌 이후 49년 만의 2부 강등이 된다.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유로파리그 우승의 기쁨을 누린 지 1년 만에 구단 역사에 남을 수치를 쓰는 셈.

옵타는 "토트넘의 강등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이번 경기 역시 시즌 내내 보여준 것처럼 창의성이 부족한 경기력으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남겼다. 데 제르비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고, 이를 해결할 시간도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황희찬의 울버햄튼에 이어 양민혁이 몸담고 있는 토트넘까지 강등이 현실화된다면 2005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트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명맥이 끊길 수 있다.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임대 중인 김지수(브렌트포드)와 임대로 도르드레흐트에서 뛰고 있는 윤도영(브라이튼), 뉴캐슬 유스팀 소속인 박승수 등이 있긴 하지만, 1군 무대 진입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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