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될까. 그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소방수로 가나 대표팀을 지휘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 월드 가나'는 8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 벤투 감독이 가나 축구협회(GFA)가 공석으로 둔 대표팀 '블랙스타스' 사령탑 후보군에서 선두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 가나 대표팀은 정식 감독 없이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으며 GFA는 빠르게 후임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 개막까지 7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사령탑 선임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벤투 감독 역시 가나 감독직에 관심을 보이며 대표팀 무대로 복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벤투 감독이 가장 유력한 모양새다. 스포츠 월드 가나는 "6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벤투 감독은 여전히 주요 후보 중 한 명이다. 에르베 르나르 감독도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그의 현재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나 내부에서는 벤투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가나 축구는 지난달 31일 오토 아도 감독을 경질했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가나는 같은 날 독일 원정 평가전에서 1-2로 패하며 A매치 4연패에 빠졌기 때문. 지난해 11월 일본전 0-2 패배를 시작으로 한국(0-1), 오스트리아(1-5), 독일을 상대로 연달아 무너졌다.
그러자 GFA는 월드컵 개막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사령탑 경질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안 그래도 2026 북중미 월드컵 L조에서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파나마와 함께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하는 가나로선 또 하나의 대형 변수다.
이로써 가나는 이번에도 월드컵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하게 됐다. GFA는 2023 카타르 월드컵 11개월 전이었던 2022년 1월에도 네이션스컵에서 탈락하자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을 경질한 뒤 코치를 맡았던 아도를 임시 감독으로 앉혔다.
결과적으로 아도 감독은 가나를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다만 본선에선 한국을 3-2로 꺾기도 했지만, 조 4위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아도 감독은 곧장 지휘봉을 내려놓고 도르문트 스카우트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가나 소방수로 재등장했지만,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빠르게 후임자를 찾아 나선 가나는 현재 무직 상태인 벤투 감독에게 접촉 중이다. 그는 한국을 월드컵 16강에 올려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지도자다. 그는 2018년 여름 지휘봉을 잡은 뒤 '능동적인 축구'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만들어 나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벤투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가나전 2-3 패배, 포르투갈전 2-1 승리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한국 축구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이었다.
이후 계약 만료로 한국과 작별한 벤투 감독은 폴란드 대표팀과 협상을 진행하며 유럽 복귀를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을 맡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했지만, 아시아 3차 예선에서 본선행을 확정하지 못한 뒤 경질됐다.
이제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원하는 가나 대표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포츠 월드 가나는 "벤투 감독은 2022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술적 조직력과 규율 있는 팀 운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미 2022년에도 가나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된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이번 가나 대표팀 제안은 다시 국제 무대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다.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단기 계약이 유력하지만, 높은 압박 속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도전적인 자리다. GFA는 최종 후보군을 놓고 검토를 이어가며 차기 감독 선임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벤투 감독 외에도 유력 후보가 두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 '옌'에 따르면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대표팀에서 2무 9패로 경질된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과 이란 대표팀을 오랫동안 지휘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다. 공교롭게도 산투스 감독은 과거 벤투 감독 대신 폴란드에 부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이 삼파전에서 선두로 평가받는 가운데 가나 대표팀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은 곧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쿠르트 오크라쿠 GFA 회장은 2주 안에 신임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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