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19일 레딩과의 친선 경기에서 몸을 풀고 있다. 토트넘과의 계약이 1년도 채 안 남은 손흥민은 최근 미국 프로축구(MLS) LA FC로 이적 가능성이 대두됐다. 미국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을 연고로 한 LA FC는 손흥민 영입에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33·토트넘)이 MLS(미 프로축구) LA(로스앤젤레스) FC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4일 “LA FC가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며 “구단은 손흥민의 마음을 잡기 위한 설득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MLS 여름 이적 시장은 이날부터 8월 21일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손흥민의 거취를 두고 수많은 추측성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공신력 있는 스포츠 매체로 평가받는 디애슬레틱이 전한 소식에 국내 축구 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아시아 투어는 동행할 듯

손흥민은 내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다. 다음 달 개막하는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5-2026시즌을 소화하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투자에 인색하고 철저히 수익을 따지는 것으로 유명한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 입장에선 올여름이 손흥민의 이적료를 챙길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구단으로선 알 힐랄 등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으로 보낼 경우 거액의 이적료를 챙길 수 있지만, 손흥민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의 주장이자 지난 5월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17년 만에 팀에 트로피를 안긴 상징적 존재인 손흥민을 선수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떠나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전을 끝으로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지난 12일 팀 훈련에 합류했다. 토트넘은 유로파 리그 우승에도 지난 시즌 리그에서 초라한 성적(17위)을 거둔 안지 포스테코글루(60·호주)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랑크(52·덴마크)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프랑크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누가 토트넘 주장을 맡을지에 대해선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해리 케인도 프리시즌을 소화한 뒤 팀을 떠났다’는 취재진 언급에 그는 “(손흥민이 떠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은) 아마도 5~6주 후에 받을 수도 있으니, 답변 연습을 해두겠다”고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은 31일 홍콩에서 아스널, 내달 3일 서울에서 뉴캐슬과 맞붙는데 일단 손흥민은 아시아 투어 일정에는 합류할 예정이다.

◇ 한인 많은 LA, ‘손흥민 효과’ 기대

손흥민 영입전에 가세한 LA FC는 2014년 창단, 과거 홍명보 감독과 데이비드 베컴 등이 활약한 LA 갤럭시와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LA FC는 손흥민 합류로 전력 강화는 물론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LA는 미국에서 한인 인구(약 32만명)가 가장 많은 도시로, 손흥민의 존재는 LA 지역뿐만 아니라 MLS 전체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로드리고 데 파울이 리오넬 메시가 있는 인터 마이애미로 곧 합류하는 가운데 손흥민의 LA행은 이번 여름 MLS의 두 번째 대형 계약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이 LA 유니폼을 입는다면 메시처럼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활약할 전망이다. 연봉은 토트넘(약 180억원)보다는 줄어들 전망이지만, ‘베컴 룰’에 의해 고액 연봉자로 뛸 수 있다. 최근 LA FC는 2018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 우승 멤버인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릴)와 계약을 해지해 손흥민을 지정 선수로 영입하는 데 걸림돌이 없다.

다만 손흥민이 계약이 끝나는 내년까지 토트넘 잔류를 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경우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의미 깊은 고별전을 치를 수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도 나갈 수 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이 마지막 시즌을 보내면서 발생할 티켓·유니폼 판매 등 상업적 수익이 이적료 수입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컴 룰

2007년 데이비드 베컴의 LA 갤럭시 입단을 계기로 도입된 규정. MLS(미국 프로축구) 구단은 전체 선수의 연봉 상한선(샐러리캡)이 595만달러(약 81억원)로 정해졌지만, 팀당 최대 3명까지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등록해 연봉 제한 없이 계약할 수 있다. 인터 마이애미가 리오넬 메시에게 2040만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하는 등 이 제도를 통해 전 세계의 스타들을 영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