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지만 무작정 즐겁진 않았을 듯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무대를 누비는 코리안 리거들이 뭉쳤다. 황희찬(29·울버햄프턴)은 4일 인스타그램에 잉글랜드 리그 선후배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렸다. ‘Korean guys, 다들 한 시즌 고생 많았어’란 글귀와 함께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손흥민(33·토트넘)과 황희찬, 김지수(21·브렌트퍼드), 챔피언십(2부)에서 활약한 배준호(22·스토크시티)와 양민혁(19·QPR), 리그1(3부)에서 다음 시즌 2부로 승격한 버밍엄시티 백승호(28)와 이명재(32)가 등장했다. 지난 3일 챔피언십 최종 46라운드를 소화하느라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엄지성(23·스완지시티)은 얼굴 사진만 합성했다.

한자리에 모인 영국파들. 손흥민(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양민혁, 백승호, 황희찬, 김지수, 배준호, 이명재와 엄지성(위 작은 사진). /황희찬 인스타그램

사진 속에선 사복 차림으로 웃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운 시즌이었다. EPL 무대를 누비는 두 스타, 손흥민과 황희찬은 부상에 시달리며 기록이 뚝 떨어졌다. 발을 다친 맏형 손흥민은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나오지 못한 최근 리그 3경기에서 모두 졌다. 리그 순위는 16위(승점 37·4일 현재)까지 떨어졌다. EPL 7골(시즌 11골)로 8시즌 동안 이어온 리그 두 자릿수 연속 득점 기록도 깨질 위기다.

그나마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리그 우승 기회가 남아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토트넘은 지난 2일 4강 홈 1차전에서 보되(노르웨이)를 3대1로 물리쳤다. 손흥민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 9일 4강 원정 2차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ESPN은 일단 손흥민 복귀 시점을 8일로 예상했다. 토트넘이 22일 열릴 결승에 올라간다면 손흥민은 프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지난 시즌 EPL 12골로 득점 공동 15위에 올랐던 황희찬은 올 시즌 발목과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회복 후에도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2골을 넣은 게 리그 득점 전부다. 더구나 울버햄프턴이 황희찬이 벤치를 주로 지키는 상황에서 최근 EPL 7경기 6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올려 13위(승점 41)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대목도 씁쓸하다. 21세 신예 수비수 김지수는 EPL 11위 브렌트퍼드에서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선 한국 국가대표 2선 공격수들이 나름 존재감을 보였다. 엄지성은 3일 리그 최종 46라운드 옥스퍼드전(3대3 무승부)에서 득점을 올리며 3골 3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소속팀 스완지시티는 11위. 배준호는 올 시즌 3골 5도움으로 스토크시티(리그 18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1월 토트넘에서 QPR(리그 15위)로 임대된 양민혁은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백승호는 50경기(1골 4도움)를 뛰며 버밍엄시티의 2부 승격에 큰 힘을 보탰다. 백승호와 이명재가 뛰는 버밍엄은 올 시즌 3부 리그에서 승점 108을 쌓아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다 승점 기록을 세웠다.

PSG 이강인이 4일 스트라스부르와 벌인 경기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빠져나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잉글랜드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비보가 전해졌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24)은 스트라스부르와 벌인 프랑스 리그1 32라운드(1대2 패)에서 전반 막판 볼 경합 과정에서 왼쪽 정강이에 타박상을 입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이강인은 최근 이적설이 확산하면서 다음 시즌 PSG와 결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민재(29)가 부상으로 빠진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32라운드에서 라이프치히와 3대3으로 비기며 우승 확정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