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자회견에서 눈물 흘리는 비니시우스. /AFP 연합뉴스

브라질 축구 대표팀 간판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가 26일 스페인과의 원정 평가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계속되는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점점 축구하는 게 싫어진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018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해 활약 중이다. 그동안 스페인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아파했다. 2022-2023시즌 발렌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일부 팬들이 그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며 쓰레기 등 이물질을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비니시우스는 이성을 잃고 발렌시아 선수들과의 충돌 끝에 퇴장당했다.

지난해 9월엔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이 그를 향해 ‘비니시우스는 원숭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난 1월 마드리드의 한 다리에 비니시우스의 이름이 적힌 인형을 목 매달아 놓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년 반 동안 스페인 내에서 벌어진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이 1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니시우스는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 홈 구장 산티아고 베르나우에서 고국 브라질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친다. 양 국가는 이번 평가전의 슬로건으로 인종차별 반대운동 ‘원 스킨(One Skin)’을 내걸었다.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이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있고, 그들이 경기장에 있다”며 “그들은 인종차별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변해야 한다. 23세인 내가 스페인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유색인종들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며 “내가 원하는 건 단지 축구를 계속하고 모든 사람이 평범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