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 시도하는 이강인

김민재, 군사훈련과 바이아웃 발동기간 겹쳐 이강인, AG·올림픽 출전이 이적에 발목 잡을 수도

김민재(나폴리)와 이강인(마요르카)이 이번 시즌 후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병역 의무가 이적 성사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리생제르맹, 토트넘 등 세계 최고 수준 구단들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소속팀 나폴리의 우승이 유력한 가운데 나폴리의 1990년 후 33년 만의 우승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김민재를 향한 관심은 여름 이적시장이 다가올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나폴리가 치를 이탈리아 세리에A 리그 마지막 경기는 오는 6월4일 삼프도리아전이다. 6월10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끝나면 유럽 축구 2022~2023시즌이 마무리되고 약 한 달에 걸친 휴식 끝에 유럽 구단들의 다음 시즌 준비가 시작된다.

김민재가 정상적으로 새 팀에 합류하고 적응을 거쳐 전술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이르면 7월 중순 늦어도 7월 말까지는 이적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 실제로 맨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우 7월 말 한국을 찾아 프리시즌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문제는 김민재가 이번 시즌 종료 후 기초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김민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대체복무를 하게 됐다. 김민재는 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기 위해 3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김민재는 지난해 6월 예술·체육요원으로 등록을 마쳐 등록 후 1년 안에 3주 훈련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민재가 오는 6월 중순에 훈련소에 입소할 경우 7월 초에 퇴소하게 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경우 훈련소 입소가 늦춰져 7월 중순에야 퇴소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김민재와 나폴리 간 계약에 포함돼 있는 바이아웃 조항이 이 기간에 활성화된다. 김민재 계약에는 오는 7월1일부터 15일까지만 발동되는 약 5000만 유로(700억원)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에는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700억원 넘는 이적료만 제시할 경우 나폴리 개입 없이 김민재와 개인 협상을 할 수 있다. 반면 이 기간이 지나면 나폴리가 협상 주도권을 쥔다. 김민재는 나폴리가 구단 간 협상을 마친 구단에 한해 개인 협상을 할 수 있다. 김민재로서는 선택의 폭이 크게 좁아지는 셈이다.

클린스만호의 출전 요구에 따른 훈련소 입소 지연에다 나폴리의 비협조적인 태도까지 겹칠 경우 김민재는 이번 이적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최근 기량이 급격히 향상되며 유럽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강인(마요르카)의 경우도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세계 최고 인기 프로축구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여 왔다. 아스톤빌라와 뉴캐슬, 웨스트햄, 번리 등이 관심을 보였는데 여기에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이 추가됐다.

이강인이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더 기량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시즌 막바지가 되면 이강인을 원하는 구단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처럼 유럽 강호들이 이강인을 원하고 있지만 이적 과정에서 이강인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 문제가 걸림돌이 될 여지가 있다.

이강인이 체육요원으로 편입돼 현역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대체복무를 하려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나 내년 7월 파리올림픽 메달이 필요하다. 파리올림픽은 리그 개막 직전인 8월10일에 끝나지만 아시안게임은 유럽 주요 리그가 시작한 뒤인 9월에 개최된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1 김천 상무에 입단해 군복무를 할 수도 있지만 이강인은 유럽 무대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대체복무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이강인은 금메달 획득 확률이 올림픽보다 높은 아시안게임을 선호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아시안게임이 유럽 리그가 개막한 뒤에 열린다는 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종목은 오는 9월19일부터 10월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리그 6~7경기를 뛸 수 없는 셈이다. 사전 준비 기간까지 고려하면 이강인은 더 많은 경기에 결장하게 돼 새 구단에서 맞는 첫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시안게임은 이강인의 팀 내 입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가 팀에 합류할 때는 이미 큰 틀의 전략과 전술이 짜인 상황이라 뒤늦게 녹아들기에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유럽 강팀의 경우 팀 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칫하다가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강인 이적 협상 과정에서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못 딸 경우 이강인은 대체복무를 위해 내년 파리올림픽까지 출전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이강인 측의 요구 조건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구단이 있을지가 관건이다.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해 고민이 커질 김민재와 이강인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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