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리버풀에 0대7로 졌다. 6일(한국 시각) 2022-2023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 장소였던 안필드(Anfield)가 수모의 현장이었다.

유니폼 상의를 벗고 골 세리머니를 하는 살라흐. /로이터 연합뉴스

맨유는 지난달 27일 프로 1~4부 팀이 참가하는 EFL(잉글리시 풋볼리그)컵 결승에서 뉴캐슬을 누르고 6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그러나 상승세가 1주일 만에 꺾였다. 리버풀에 전반 1골, 후반 6골을 얻어맞았다. 코디 학포, 다르윈 누녜스,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2골씩을 허용했다. 후반 43분엔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7번째 골을 내줬다. 맨유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렸고, 페널티 지역 수비 조직력도 엉성했다.

맨유는 1895년 10월 12일 같은 곳에서 리버풀에 1대7로 진 이후 128년 만에 라이벌전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을 새로 썼다. 당시 두 팀은 2부 리그 소속이었다. 1878년 창단한 맨유는 블랙번 로버스(1926년 4월), 애스턴 빌라(1930년 12월), 울버햄프턴(1931년 12월) 원정에 이어 통산 4번째 0대7 대패를 당하며 역대 최다골 차 패배 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맨유의 텐하흐 감독은 “후반전에는 프로답지 못했다.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면서 “우리는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맨유는 리그 3위(승점 49)를 유지했다.

반면 리버풀은 안필드를 찾은 관중 5만3000여 명 앞에서 환호했다. 2021년 10월 맨유의 안방 올드 트래퍼드에서 0대5로 졌던 아픔을 씻었다. 2골을 추가한 살라흐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129골(205경기)을 넣어 로비 파울러(128골)를 제치고 리버풀 소속 선수로는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다. 그는 이날 어시스트도 2개를 했다.

두 번째 골을 터뜨리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던 살라흐는 “내 인생 최고의 날 중 하루”라며 기뻐했다.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도 “경기력이 최고조에 오른 팀(맨유)을 상대로 환상적인 경기를 했다. 우리는 완벽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승점 3을 쌓은 리버풀(승점 42)은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4위 토트넘(승점 45)엔 승점 3 차이다.

잉글랜드 북서부의 이웃 도시인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산업혁명 이후 경제성장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이 같은 라이벌 의식은 축구로 표출됐다. 맨유는 1부 리그 역대 최다 우승(20회)을 차지했으며, 리버풀은 둘째로 많은 19회 우승을 일궜다. ‘노스웨스트 더비’로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은 1895년 이후 총 212번 열렸다. 맨유가 정규 리그를 포함한 공식전에서 83승58무71패로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