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벤제마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축구 선수 최고 영예인 발롱도르(Ballon d’Or·황금공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를 안았다. 손흥민(토트넘)은 아시아 출신 역대 최고 순위인 11위를 했다.

벤제마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표된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 결과 사디오 마네(바이에른 뮌헨),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남자 선수 부문 1위를 했다. 발롱도르는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이 1956년 창설했다. 지난 한 시즌 동안 활약한 선수 30명이 이번 시상식의 최종 후보였다.

벤제마는 1998년 지네딘 지단 이후 24년 만에 이 상을 받은 프랑스 선수가 됐다. 만 34세 10개월인 그는 초대 수상자인 스탠리 매슈스(당시 41세·잉글랜드) 이후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벤제마는 시상자였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호명을 받고 무대에 올라 황금공 모양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발롱도르는) 내 꿈이었다. 지단과 호나우두(브라질)를 롤 모델로 삼아 열심히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벤제마는 “프랑스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는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벤제마는 2015년 프랑스 대표팀 동료였던 마티외 발부에나에게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갖고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고, 오랜 재판 끝에 작년 11월 집행유예 1년과 7만5000유로(약 1억500만원) 벌금을 선고받았다. 벤제마는 친구가 범행에 가세하면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발부에나를 비웃고 악담까지 한 전화 녹음이 공개되는 바람에 자국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벤제마는 이 때문에 재판이 진행되던 6년 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프랑스가 우승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벤제마는 소속 클럽인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선 간판스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시즌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5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27골)을 차지하며 팀을 2관왕에 올려놨다. 그는 다음 달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엔 ‘레 블뢰(Les Bleus·프랑스 축구를 상징하는 푸른색)’의 일원으로 출전한다.

손흥민은 자신이 갖고 있던 발롱도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22위·2019년)를 11계단 끌어올렸다. 역대 최다 수상자인 리오넬 메시(7회·파리 생제르맹)는 최종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최다 수상 2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위였다. 여자 발롱도르 부문에선 알렉시아 푸테야스(FC 바르셀로나 페메니)가 2년 연속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