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사람이 아니다.”

FC 코펜하겐의 골키퍼 카밀 그라바라는 6일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22·노르웨이)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라바라는 이날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원정 3차전에서 맨시티의 폭풍 같은 공격에 시달렸다. 얼굴 부상 때문에 파란색 보호대를 착용한 그는 여러 차례 선방하며 실점을 막았다.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온 슈팅도 2개였다.

그런데도 0대5로 대패하고 말았다. 코펜하겐에는 맨시티의 엘링 홀란이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 이번 시즌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홀란은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렸다. 전반 7분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 든 다음 오른쪽에서 동료가 건네준 공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슈팅 타이밍도 상대 수비가 꼼짝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홀란은 전반 32분 세르히오 고메스의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쳐 내자 가볍게 밀어 넣으며 두 번째 골을 올렸다. 위치 선정이 돋보였다. 맨시티의 잭 그릴리시는 홀란의 활약에 대해 “솔직히 믿을 수 없다. 살면서 이런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홀란은 맨시티가 상대 자책골(전반 39분)까지 더해 3-0으로 전반을 마치자 후반엔 벤치에서 쉬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가 팽팽했다면 홀란을 계속 뛰게 했겠으나, 리그 경기 일정을 고려해 교체했다”고 밝혔다. 맨시티는 후반에도 리야드 마레즈(후반 10분), 훌리안 알바레스(후반 31분)의 골로 대승을 거두며, 조 1위(승점 9·3승)를 굳게 지켰다.

홀란은 이날까지 9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2022-2023시즌 공식전 11경기에서 19골(프리미어 리그 8경기 14골· 챔피언스리그 3경기 5골). 특히 유럽 최고 수준의 클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 첫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는 점이 놀랍다.

같은 G조의 도르트문트(독일)는 세비야(스페인)를 4대1로 꺾고 조 2위(2승 1패·승점 6)를 지켰다. E조에선 첼시(잉글랜드)가 AC 밀란(이탈리아)을 3대0으로 누르고 1무1패 뒤 첫 승을 따내며 조 2위(승점 4)로 올라섰다. F조에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를 2대1로 제압하고 선두(3승·승점 9)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