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잔 피에로 벤트로네(62·이탈리아) 체력 코치는 ‘해병대’ ‘구토 유발자’ 등으로 불린다. 혹독한 체력 훈련으로 선수들을 쓰러지게 만들어 붙은 별명이다.
작년 11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토트넘은 이어 6명의 코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3명이 체력 관련 코치였다. 콘테 감독이 체력 향상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중 가장 악명 높은 프로그램을 짜는 사람은 벤트로네 코치로 알려져 있다. 토트넘 선수들도 벤트로네 코치라면 혀를 내두른다.
지난 10일 한국 투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토트넘은 입국장을 나선 지 2시간여 만에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훈련했다. 다음날 오전에도 훈련에 나섰고, 이어 오후엔 6000여 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오픈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훈련 막바지에 선수들은 골대와 골대 사이 105m를 오가는 ‘셔틀런’을 진행했다. 그라운드를 30~40회씩 오가자 쓰러지는 토트넘 선수들이 속출했다. 90분 풀타임 출전이 일상인 잉글랜드의 주포 해리 케인은 무릎을 꿇고 헛구역질을 했고, 체력이 좋기로 소문난 손흥민도 그라운드에서 뒹굴었다. 다른 선수들도 표정을 찡그리며 한참을 그라운드에 누워 있었다. 외신들도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악명 높은 벤트로네가 주도한 것”이라고 했다.
벤트로네는 세 개의 지론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 일해라’ ‘죽더라도 끝내고 죽어라’ ‘승리는 강자의 것이다’.
벤트로네는 1990년대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에서 코치 생활을 하며 다양한 선수들을 만났다. 벤트로네의 지옥 훈련을 경험한 이들은 그의 혹독함에 대해 폭로한다. 12일 풋볼런던은 “잔루카 비알리는 선수 시절 벤트로네에게 너무 화가 나 그를 창고에 가두고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비알리는 잉글랜드의 첼시·왓포드 감독을 역임한 이탈리아 출신의 공격수다.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은 “훈련 말미엔 너무 힘들어 구역질이 올라오기도 했다”면서도 “내 신체적 변화의 공은 벤트로네에게 있다”고 했다.
토트넘 선수들도 혹독한 프리시즌 훈련에 애증을 느끼는 듯하다. 14일 토트넘은 헛웃음을 지으며 터벅터벅 훈련장으로 걸어가는 수비수 맷 도허티(아일랜드)의 영상을 공개했다. 도허티는 “지금까지의 프리시즌 중에 가장 힘들다”면서도 “훈련 중간에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 들지만, 결국엔 상당한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손흥민은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하게, 프리시즌은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