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을 동남아시안(SEA)게임 2연패로 이끈 박항서 감독. /AP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U-23(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동남아시안(SEA)게임 2연패를 달성한 뒤 “이제는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은 22일 열린 결승전(베트남 하노이)에서 태국을 1대0으로 꺾고 우승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6경기 내리 무실점이라는 경기력을 뽐냈다. 직전 2019년 대회 챔피언인 베트남은 처음으로 이 대회 2연속 패권을 차지했다.

이 경기는 박 감독이 U-23 대표팀 사령탑으로 치른 고별전이기도 했다. 그는 2017년 9월 베트남에 부임한 후 성인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함께 지도해 왔다. 앞으로는 성인 대표팀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U-23 대표팀은 역시 한국 지도자인 공오균 감독이 맡는다.

박 감독은 23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나 “4년 넘게 두 팀을 담당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대회마다 선수 차출이 여의치 않았고, 행정적으로도 완벽하지 않아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베트남 대표팀도 이원화되는 셈이다. 솔직히 나로서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덜 가는 측면이 있다”고 웃었다.

박 감독은 전날 결승에서 후반 38분 결승골이 터지자 눈물을 보인 데 대해 “순간적으로 여러 생각이 지나갔다. 내 목표를 달성했다는 감정도 있었고, 허탈감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민이 거리에서 금성홍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드는 장면을 보고 뭉클한 감정도 느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은 한국 전체의 보물이다. 베트남에서도 내가 손흥민 아버지와 친구라고 하면 다시 볼 정도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상 성적에 대해선 ‘결승 진출’이라고 덕담을 했다. 그는 “20년 전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강 진출로) 세상을 놀라게 했듯 이번 월드컵에서도 손흥민 등 유능한 선수들이 많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