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발잡이인 손흥민(30·토트넘)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왼발로 더 많은 골을 넣고 있다. 2015년 8월 당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00억원)에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왼발 골이 더 많은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손흥민(토트넘)이 지난 1일 레스터 시티와 벌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34분 왼발 감아차기 슛을 성공한 후 환호하는 모습. 동료들이 모여 축하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 1일 레스터 시티와 벌인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도 왼발로 새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데얀 클루세브스키의 패스를 받아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리그 18호 골로 지난 시즌 자신과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독일 레버쿠젠 시절(1985-1986시즌) 세웠던 종전 한국 선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골(17골) 기록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34분 ‘손흥민 존(Zone·지역)’으로 불리는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왼발로 감아 차 다시 한번 골문을 열었다. 골키퍼가 손을 댈 수 없는 궤적의 멋진 골에 팀 동료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 골로 자신의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골을 19골로 늘리면서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17골)를 2골 차로 제치고 리그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또 득점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2골)를 3골 차로 추격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선제골까지 도운 손흥민의 2골 1어시스트 활약을 앞세워 3대1로 이겼다. 5위 토트넘은 승점61(19승4무11패)로 4위 아스널(승점63·20승3무11패)과 함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 경쟁을 이어갔다. 올 시즌 리그 4위 안에 들어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19골 중 왼발로 11골을 넣었다. 오른발 득점은 8골이다. 축구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EPL에서 오른발잡이면서 한 시즌에 왼발로 10골 이상 넣은 두 번째 선수다. 같은 오른발잡이인 팀 동료 케인이 2017-2018시즌 왼발로 10골을 넣어 이 부문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을 두고 “환상적인 골이었다. 경기 막판 교체돼 벤치로 들어온 손흥민에게 ‘실제 잘 쓰는 발이 오른발이야, 왼발이야?’라고 물었다”며 감탄했다.

손흥민은 2015년 EPL 진출 후 리그에서만 89골을 넣고 있는데 헤딩 4골을 제외하면 왼발 37골, 오른발이 48골이다. EPL 전체 골을 보면 오른발로 11골을 더 넣었지만올 시즌은 왼발 득점이 3골 더 많다. 손흥민이 양발로 슈팅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것은 어릴 때부터 피나게 노력한 덕분이다. 손흥민은 중학교 3학년 때 축구부에 들어가기 전까지 축구 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씨로부터 ‘홈스쿨링’으로 축구를 배웠다. 손흥민은 양발 슈팅을 하루에 수천개씩 차며 기본기를 철저하게 다졌다.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전 이후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다. 어릴 때부터 슈팅 연습을 많이 했던 구역에서 골을 넣어서 더 기쁘다”면서 “왼발, 오른발 슈팅 모두 편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골을 넣는 것은 정말 좋지만 혼자 득점할 순 없다. 팀이 있어야 한다”며 “리그 득점왕이 되는 것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기 위해 기회가 주어지면 골을 넣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