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0·보르도)가 유럽 무대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프랑스 리그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황의조가 스트라스부르전에서 골을 넣은 후 환호하는 모습./AFP 연합뉴스

황의조는 24일 스트라스부르와 벌인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리그1)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세 골을 몰아넣으며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황의조는 지난달 13일 트루아전에서 올 시즌 리그 6호 골을 넣은 후 40여일 만에 7, 8, 9호 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 8위로 올라섰다. 황의조가 2019년 7월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보르도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후 한 경기에서 세 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의조는 또 2019-2020시즌부터 리그앙에서 77경기를 뛰며 27골을 넣으면서 박주영(37·울산)이 갖고 있던 리그앙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섰다. 박주영은 AS모나코에서 2008-2009시즌부터 3시즌을 뛰며 리그 91경기에서 25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황의조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첫 슈팅을 날리는 등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황의조는 0-0으로 맞선 전반 17분 레미 우댕(26·프랑스)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지 못하는 틈을 타 오른발로 마무리해 첫 골을 넣었다. 보르도는 전반 21분 알베르트 엘리스(26·온두라스)의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났다.

황의조는 전반 39분 다시 한번 골망을 갈랐다. 역습 과정에서 골지역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잡은 황의조는 수비수를 한 명 제친 후 왼발로 감아차 골문을 열었다.

보르도는 전반 43분과 후반 12분 스트라스부르에 골을 허용하며 3-2로 쫓겼다. 황의조가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황의조는 후반 45분 역습 과정에서 엘리스의 패스를 받고선 페널티 아크까지 몰고 간 후 이번엔 오른발로 다시 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며 프랑스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보르도는 후반 추가 시간 한 골을 더 허용했지만, 4대3으로 이겼다.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의조에게 양 팀 통들어 가장 높은 평점(9.5점)을 줬다. 보르도는 리그 3연패에서 벗어나며 4승8무10패(승점20)로 19위에서 17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반면, 리그 4위 스트라스부르(승점35·10승5무7패)는 일격을 당하며 3연승을 마감했다.

황의조가 오랜 기간 골 침묵을 깨고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골 감각을 끌어올린 것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게도 희소식이다.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중동 2연전을 앞둔 대표팀은 손흥민(30·토트넘)과 황희찬(26·울버햄프턴) 등 공격 자원이 부상으로 빠져 황의조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황의조는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터키로 이동할 예정이다. 벤투호는 최근 2주간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아이슬란드, 몰도바와 가진 평가전에서 5대1, 4대0 대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25일 레바논으로 이동해 27일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 7차전을 치른다. 이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이동해 내달 1일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 예선 8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