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훌륭하게 시작했다.”
손흥민(30·토트넘)이 새해 첫 경기인 2일 왓퍼드와 벌인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를 마친 후 소셜미디어에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남긴 글이다. 그는 경기 종료 직전 ‘택배 프리킥’으로 팀의 결승골을 도와 1대0 승리에 힘을 보태며 산뜻하게 한 해를 시작했다. 작년 1월 2일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도 1골1도움으로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2년 연속 새해 첫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승리 의지가 만들어낸 결승골
왓퍼드전은 후반 추가 시간까지 0-0이었다. 토트넘은 점유율 74.2%-25.8%, 슈팅 21개-6개, 유효슈팅 9개-4개로 상대를 압도하면서도 마무리 부족으로 골을 넣지 못했다. 더구나 후반 40분 관중석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해 경기가 중단됐다가 후반 48분에 재개되며 어수선했다. 추가 시간 8분이 주어졌다.
손흥민은 이런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손흥민은 후반 51분 왓퍼드 진영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 발에 차여 넘어졌다. 손으로 오른쪽 종아리를 부여잡고 누운 채 괴로워했지만,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마무리하려 키커로 나섰다. 페널티박스 인근 지역으로 직접 슈팅도 가능한 곳이었다. 그는 오른발로 슈팅을 하듯 강하게 찼다. 골문을 향해 가다 오른쪽으로 빠르게 휘어진 공에 다빈손 산체스(26·콜롬비아)가 머리를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올 시즌 리그 3호 도움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에서 8골 3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1골1도움)까지 포함하면 9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마이클 오언(43)은 “저렇게 위협적으로 날아오는 프리킥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며 칭찬했다. 영국 BBC도 손흥민의 프리킥에 대해 “환상적인 배달”이라고 평가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1점을 줬다.
◇6경기 연속 골 관여, 상승세 주도
손흥민은 왓퍼드전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에 상대의 두꺼운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들어선 왼쪽에만 있지 않고 중앙을 오가며 토트넘 공격에 숨통을 틔웠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상대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백힐 슈팅을 시도했지만 살짝 벗어났다. 5분 후에는 골 지역에서 루카스 모라(30·브라질)의 패스를 받아 위협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은 지난 29일 사우샘프턴전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그는 0-1로 뒤진 전반 41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동시에 상대 선수 퇴장까지 이끌어냈다. 팀 동료 해리 케인(29·잉글랜드)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지만, 토트넘은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추가 골 사냥에 실패하며 1대1로 비겼다.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리그 다섯 경기 연속 득점도 놓쳤다. 이 때문인지 손흥민은 왓퍼드전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경기 종료 직전 산체스와 결승골을 합작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 골은 토트넘이 리그 경기에서 가장 늦은 시간에 넣은 결승골이었다.
손흥민은 리그 6경기 연속 팀 득점에 관여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안토니오 콘테(53·이탈리아) 감독 부임 후 리그 원정 첫 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또 콘테 체제에서 리그 8경기 무패(5승3무) 행진을 달리며 승점 33(10승3무5패)으로 6위에 자리했다. 두 경기를 더 치른 4~5위 아스널(승점35·11승2무7패)과 웨스트햄(승점34·10승4무6패)을 맹추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