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예열을 끝낸 세계 최고의 야구 스타들이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26일(한국 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홈팀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스의 맞대결로 개막한다. 이어 27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14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LA 다저스가 막강한 전력으로 월드시리즈 3연패(連霸)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오타니 쇼헤이(다저스), 애런 저지(양키스), 후안 소토(뉴욕 메츠) 등 수퍼스타들의 새로운 기록 도전에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지만, 개막 로스터에는 이정후(자이언츠)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코리안 빅리거는 이정후뿐
이정후는 양키스와의 홈 개막전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작년까지 맡았던 중견수보다 수비 부담이 적은 포지션인 만큼 타격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실제로 이정후는 시범 경기에서 타율 0.455(22타수 10안타), 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227로 빼어난 타격감을 보였다. 개막 전날인 25일 홈구장에서 치른 멕시코리그 술타네스 데 몬테레이와의 평가전에선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회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시범경기 포함 개막 직전 3경기에서 홈런 2개와 2루타 1개로 장타력을 뽐냈다. 특유의 ‘호타준족’에 장타력까지 보강해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가을 야구’에 진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4년 1500만달러(약 222억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 명단에 들지 못했다. 데뷔 시즌인 만큼 하루빨리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게 1차 목표다. 파드리스는 1루수와 3루수, 유격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자원으로 송성문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혜성(LA 다저스)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는다. 작년에도 시즌 도중 빅리그로 올라와 71경기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지난 1월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오른손 중지 힘줄을 다쳤다. 5월 이후에나 팀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타니, 4년 연속 MVP 도전
올 시즌도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스타는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다. 부상 변수만 없다면 2023년 이후 4년 연속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4년 연속 MVP를 차지한 선수는 통산 762홈런의 배리 본즈(2001~2004년)가 유일하다. 오타니는 현재 통산 280홈런, 투수로 670탈삼진을 기록 중인데, 올해 300홈런과 700탈삼진을 동시에 넘어설 수 있다. MLB 역사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전설’ 베이브 루스도 714홈런(역대 3위)에 501탈삼진에 머물렀다.
애런 저지는 올 시즌 홈런 32개를 더하면 최소 경기 40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저지는 작년까지 1145경기에서 368홈런을 때렸는데, 마크 맥과이어의 종전 기록(1412경기에서 400홈런)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후안 소토는 최연소 통산 1000볼넷 기록까지 104개를 남겨뒀고,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은 랜디 존슨(1999~2002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사이영상을 노린다.
팀 전력은 올해도 다저스가 최강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승 멤버 대부분이 건재한 가운데 시카고 컵스에서 실버슬러거를 탄 외야수 카일 터커를 영입했고, 불펜에는 지난 시즌 6승 3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1.63의 ‘특급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를 보강했다. 미국 매체들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대항마로 양키스와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을 꼽고 있다.
MLB는 이번 시즌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를 도입한다. 다만 KBO리그처럼 모든 투구를 자동으로 판정하진 않는다. 기본 판정은 심판이 하고, 타자와 투수, 포수만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