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이지만, 어찌 보면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경기이기도 합니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 리그 C조 호주전을 앞두고 마지막 승부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현재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일본이 전날 호주를 4대3으로 꺾으며 3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조 2위까지 8강에 오르는데, 한국이 호주를 이기면 한국·호주·대만이 모두 2승 2패가 된다. 이 경우 세 팀 간 맞대결에서 허용한 실점을 수비 아웃 수로 나눈 ‘최소 실점률’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정규이닝 기준 5점 차 이상 승리하면서 2실점 이하로 막아야 8강 진출이 가능하다.
류 감독은 “오늘 나오기 전에 전체 선수단 미팅을 잠깐 가졌다”며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경기이기도 하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경기가 3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스코어에 너무 얽매여 쫓기고 급해지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우리는 3시간 동안 각자 맡은 역할을 잘해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또 “지금까지 온 과정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있다”며 “그 마음을 가지고 끝까지 된다는 믿음으로 경기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은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류 감독은 “어제 경기와 비교하면 1~5번은 같고, 6번 1루수 노시환, 7번 김주원, 8번 박동원, 9번 2루수 신민재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LA 다저스)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노시환(한화)이 선발로 나서고, 대주자로 투입되던 신민재(LG)도 선발로 나선다. 류 감독은 “연장전 도루 과정에서 왼손가락이 베이스에 부딪히며 불편함이 있어 라인업에서 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오늘은 2실점 이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앞쪽에서 실점을 줄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투수들이 먼저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선발 투수로 손주영(LG)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투수진은 홈런 허용이 많았다. 일본전에서 4개, 대만전에서 3개 등 조별리그 3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맞았다. 류 감독은 도쿄돔의 타구 비거리에 대해 “이번 대회에서 체감적으로 공이 더 멀리 간다는 느낌이 있다”며 “연습 때도 그런 느낌이 있었고 실제 경기에서도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호주 타선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호주 타자들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며 “결국 실투를 줄여야 한다. 홈런 허용 장면을 보면 실투였던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들에게는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자신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며 “그렇게 하면 실투를 줄이면서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김도영(KIA)은 “전날 경기 이후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하고, 아직 기회가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할 예정이다”라며 “모든 경기에서 수비 실수가 안 나와야 하는 건 당연하다. 따로 준비한 것은 없고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모든 선수가 다음 라운드 진출을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투지를 불태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