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21일 다이아몬드백스와 벌인 홈 경기에서 1회말 홈런을 치고 루(壘)를 돌고 있다. /AFP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두 번째 홈런을 쳤다. 홈 경기장 오러클 파크에서 때린 첫 홈런이자 미국에서 기록한 첫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이정후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벌인 MLB(미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1회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상대 선발 투수 잭 갤런이 던진 시속 149km짜리 직구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 3월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날린 이래 3주 만에 한 방을 추가했다. 비거리는 111m. 이 홈런으로 팀은 0-1로 뒤지다 1-1 동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정후는 “홈런 타자가 아니라 홈런 욕심은 내지 않고 있다. (다만) 홈 첫 홈런이라 기분이 좋고, 팬들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이언츠 구단은 소셜미디어에 ‘LEE’d off home run’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선두 타자를 뜻하는 리드 오프(lead off)에 이정후 성(姓)인 LEE를 넣어서 만든 언어 유희였다. 다만 이 홈런은 그가 입단 초부터 도전해 보겠다고 밝혔던 ‘스플래시 히트’는 아니었다. 현지에선 야구장 뒤편 매코비만 바다로 홈런 타구가 떨어져 물이 튀는 걸 스플래시(Splash) 히트라고 부른다. 이곳에선 좌타자가 당겨쳐 홈런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오른쪽 담장까지 거리는 94m로 짧은 편이지만 담장 높이가 7m로 높고, 해풍이 구장 쪽으로 불어오기 때문이다. 선두타자 홈런은 이정후 아버지 이종범(54) 전 LG 코치 전매 특허였다. 이종범은 KBO(한국야구위원회) 선수 시절 선두타자 홈런만 44개 친 바 있다.

그래픽=송윤혜

이정후에게 홈런을 허용한 다이아몬드백스 선발 투수 갤런은 작년 17승9패(평균자책점 3.47)를 올렸고, 올해도 앞선 4경기에서 3승(평균자책점 1.64)을 따낸 에이스. 이정후 홈런에 기세를 잡은 듯 자이언츠는 이날 갤런에게 5이닝 동안 홈런 2방 등 9안타 5점을 뽑으며 패전을 안겼다.

이정후는 이후 세 타석에선 범타(2루 땅볼 2번,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6회 주자 1루 상황에선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칠 뻔했는데, 빠른 발로 먼저 1루를 밟았다. 5-3으로 앞서던 8회말 5번째 타석에서 1사 2루에서 왼쪽 라인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려보내 타점을 올렸고, 2루까지 뛰었다. 상대 구원 투수 미겔 카스트로와 9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다. 5연속 파울 타구를 쳤는데, 두 발을 띄운 상태에서 몸쪽 공을 커트해 내기도 했다. 스즈키 이치로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정교한 타격 기술이라는 평가다. 후속 맷 채프먼의 내야 안타로 3루에 진루했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마이클 콘포토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3경기 내리 안타 2개씩을 치며 시즌 타율을 0.282에서 0.289로 끌어올렸다. TV 중계진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를 접수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자이언츠 팬들은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설 땐 “정후 리”를 외치며 응원을 보낸다.

이날 안타로 이정후는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한국인 타자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기준 최다 기록이다. 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은퇴),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현 LG) 10경기 연속 안타를 넘어섰다. 자이언츠는 7대3으로 이기며 전날 1대17 대패를 설욕했다. 밥 멜빈 감독은 “중요한 승리였다. 이정후의 홈런으로 남은 경기 내내 추진력을 얻었다”고 칭찬했다.

이정후는 22일 다이아몬드백스 선발 투수 메릴 켈리와 대결한다. KBO SK(현 SSG) 소속이었던 그 켈리다. 이정후는 한국에선 켈리에게 15타수7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켈리는 올해 2승(평균자책점 2.19)을 기록 중이다. 켈리는 2019년 이후 50승(43패)을 올리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벌인 홈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5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타율은 0.231에서 0.232가 됐다. 파드리스는 2대5로 지며 3연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