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츠의 특급 계투로 활약 중인 브룩스 레일리. /USA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48승을 거두고 미국으로 돌아갔던 좌완 투수 브룩스 레일리(35·뉴욕 메츠)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중간 계투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레일리는 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벌인 MLB(미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4-2로 앞서던 9회 초 메츠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 삼진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실점 없이(1피안타) 마지막 투수 앤드류 스미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대2로 이긴 메츠는 3연승을 달리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30승27패)를 달린다. 레일리는 시즌 13번째 ‘홀드(팀이 리드한 상황에서 세이브 조건을 충족시키고 물러난 구원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를 얻으며 MLB 30팀을 통틀어 홀드 공동 2위가 됐다. 이 부문 선두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피터 스트젤레키(14홀드)에 1개가 뒤진다. 홀드 외에 1승 1세이브도 기록 중인 레일리는 평균자책점을 2.95에서 2.84(19이닝 6자책점)로 낮췄다.

레일리는 2009년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은 이후 2014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30승(41패), 메이저리그에선 1승(2패)을 올렸다. 2013년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한 이후 재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던 그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던 2014년 겨울 롯데와 계약했다.

레일리는 KBO(한국야구위원회) 무대에 데뷔한 2015년 11승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48승(53패)을 거뒀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엔 최하위였던 롯데에서 평균자책점 3.88로 고군분투했으나 5승14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레일리는 2020시즌 신시내티 레즈와 계약을 맺고 MLB로 돌아갔다가 그해 8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했다. 복귀 첫 시즌 성적은 1패 1세이브 6홀드. 그는 2021년 10홀드(2승3패 2세이브)를 올리며 구원 투수로 자리를 잡더니 작년엔 탬파베이 레이스로 옮겨 25홀드(1승2패 6세이브)를 따내 아메리칸리그 홀드 공동 3위까지 올랐다.

레일리는 지난 겨울 레이스에서 내셔널리그에 속한 메츠로 트레이드 됐다.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앞두고 미국 대표로 뽑혔지만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 4월엔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복귀 후인 지난달 15일부터는 9경기 무실점(7과3분의2이닝)으로 철벽 구원 행진을 하고 있다.

23경기에서 13홀드를 기록한 현재의 흐름이라면 60경기에서 25홀드를 했던 작년 성적을 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해 연봉이 450만 달러(약 59억원)인 그는 내년에 메츠가 옵션을 행사해 팀에 잔류시키면 650만 달러(약 85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