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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가 호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바뀐 규칙을 몰라 보크가 됐는데 이 장면에서 결승점이 나왔다.

다르빗슈는 17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다르빗슈는 7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삼진 12개를 솎아냈다. 안타 4개, 볼넷 2개를 허용했다. 실점은 단 1점 뿐이었다.

그러나 그 1점이 너무 치명타였다. 샌디에이고는 타선 침묵 속에 0대1로 졌다.

다르빗슈는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후, 가렛 미첼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다르빗슈는 발 빠른 주자 미첼을 경계했다. 1루에 견제를 2차례나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2022년까지는 견제구에 제한은 없었다. 얼마든지 주자를 묶기 위해 견제구를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경기 시간 단축을 목표로 많은 규정을 바꾸거나 신설했다. 피치 타이머,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 골자다. 피치 타이머의 일환으로 투수는 올해부터 견제구를 2개까지 던질 수 있으며 3번째 시도에서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하면 한 베이스 자동으로 진루하게 된다.

다르빗슈가 2차례 견제 기회를 소진하자 주심은 잠시 타임을 선언했다. 견제구 2개가 끝났으니 다음에는 자동 진루권이 주어질 수 있다고 고지를 하는 모습이었다.

다르빗슈는 무슨 영문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런 심판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다르빗슈는 견제구를 또 던졌다. 미첼은 아웃되지 않았다. 미첼은 2루까지 갔다.

미첼은 3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1사 3루에서 브라이언 앤더슨이 희생플라이로 미첼을 불러들였다. 다르빗슈가 룰 숙지를 못해 2루를 허용한 주자가 홈까지 밟은 것이다.

시즌 전부터 메이저리그의 바뀐 규정들은 많은 화제가 됐다. 사무국의 야심찬 변화가 불러올 결과가 커다란 궁금증과 기대를 낳았다. 당사자들이 이를 모르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다르빗슈는 신인도 아닌 간판스타다.

물론 다르빗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위해 시범경기를 뛰지 않았다. 하지만 천문학적 액수의 연봉을 받는 다르빗슈에게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