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재팬(Samurai Japan)’은 막강했다.
일본 야구대표팀이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대회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22일 미국과 벌인 WBC 결승전(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3대2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조별리그에서부터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7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일본은 2006, 2009 대회 이후 14년 만에 다시 정상을 맛봤다.
기선제압은 미국이 했다. 2회초 트레이 터너(30·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한 가운데에 뿌린 시속 147km 직구를 놓치지 않고 강타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번 대회에서만 5개의 홈런을 터뜨린 터너는 이승엽(現 두산 감독)과 함께 WBC 단일 대회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5개의 홈런을 날렸다.
일본은 곧바로 응수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일본인으로선 최다인 56홈런을 때린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시속 148km 초구 직구를 통타해 아치를 그렸다. 이번 대회에서 무라카미가 날린 첫 번째 대포였다. 이후 일본 타자들은 켈리를 두들겨 1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라스 눗바(26·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야 땅볼을 틈 타 한 점 더 달아났다.
일본은 4회말엔 오카모토 카즈마(27·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3-1로 격차를 벌렸다. 오카모토는 그의 대회 2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후 3이닝 동안 이어진 침묵을 깬 선수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홈런왕(46개)인 카일 슈워버(30·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슈워버는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온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구째 승부 끝에 비거리 132m짜리 우중월 홈런을 날려 일본을 한 점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일본은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를 마지막 이닝에 등판시키는 강수를 두며 미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오타니는 시속 164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섞어 타자들을 요리했다.
오타니는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무키 베츠(31·LA다저스)로부터 병살타를 유도해 2아웃을 잡아냈다. 마지막엔 미국의 주장이자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마이크 트라우트(32·LA에인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삼진을 잡은 뒤 포효했고, 그라운드로 뛰쳐나온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오타니는 WBC에서도 투타 겸업을 소화하는 등 만화 같은 야구를 선보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오타니는 이번 WBC에서도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출격해 투수로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86 탈삼진 11개, 타자론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