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가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전을 약 일주일 앞두고 내달 초 일본대표팀에 합류한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달 6일 일본에서 열린 2023 WBC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MLB(미 프로야구) 에인절스의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5일 MLB닷컴과 AP통신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시범 경기 등판을 한 차례 소화하고 3월 1일에 WBC 출전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3월 3일을 전후해 일본에 도착해 대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은 내달 9일 중국과 본선 1라운드 B조 첫 경기에 나선 뒤 10일엔 한국과 맞붙는다.

일본 대표팀은 빅리거들의 2월 대표팀 훈련 조기 합류를 위해 선수 부상 시 보험료를 공동 지불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약속을 내걸며 해당 선수들의 소속 구단들과 일정을 조율했다. 일본에서 WBC 8강 토너먼트까지 열리는 만큼 대회 흥행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오타니의 조기 합류에 대해선 에인절스 구단과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오타니는 예정대로 미국 애리조나주 템파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에 나서 한 차례 시범 경기 등판을 소화한 뒤 일본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MLB(미 프로야구)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 /AFP연합뉴스

오타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다. 2021년 투타 겸업으로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를 거머쥔 그는 지난 시즌에도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출격하며 15승(9패)에 34홈런(95타점)이라는 초현실적인 기록을 남겼다. 오타니는 MLB 역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30홈런을 달성했고, 투수 규정 이닝(162이닝)과 타자 규정 타석(502타석)을 모두 채우는 전인미답의 이정표를 남겼다.

오타니가 WBC에서도 투타 겸업을 선보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AP통신은 “오타니의 WBC 투타 겸업은 전적으로 일본 대표팀과 본인의 의사에 달렸다”고 전했다. 한국전 선발 등판도 미지수지만, 한국전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합류해 몸을 푸는 만큼 등판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오타니는 21세였던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일본 대표로 뛴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을 상대로 한 B조 개막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과 다시 만난 준결승에선 불펜이 무너져 3대4로 지긴 했지만, 선발로 나와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더욱 파괴적인 투구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