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520(25타수 13안타)을 기록 중이다. 우투수 상대 타율(0.246·142타수 35안타)보다 훨씬 높다. 표본 크기가 달라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의 좌투수 상대 OPS(출루율+장타율)는 1.218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좌투수에게 약한 편이다. 특히 좌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 나가는 구질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좌타자인 최지만도 지난 수년간 좌투수에게 맥을 추지 못했다(표 참조). 왼손 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상대 팀이 경기 중 좌완 불펜을 투입하면 교체되는 일도 잦았다. 이른바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됐다. 2020년엔 양쪽 타석에 모두 설 수 있는 스위치 타자를 시험했다. 출전 기회를 더 얻기 위해서였다. ‘반짝 효과’는 봤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최지만은 2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벌인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는 1-1로 맞서던 7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좌완 앤서니 반다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때리며 타점을 올렸다. 파이리츠는 최지만이 타석에 들어서자 일부러 좌완 반다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최지만은 2루타를 친 뒤 곧바로 대주자로 교체됐고, 레이스는 4-1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최지만은 앞선 2회말에 선제 득점을 했다.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비달 브루한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홈을 밟았다. 5회말에도 볼넷으로 출루했다.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번 출루한 그는 타율을 0.285에서 0.287로 높였다.

레이스는 4대2로 이기며 3연승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40승 32패). 2위인 보스턴 레드삭스(42승 31패)엔 승차 1.5경기가 뒤진다. 뉴욕 양키스(53승20패)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