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노사 합의 실패로 올 정규 시즌 개막일(4월 1일)이 연기됐다. 사진은 메이저리그 팬들이 2일 협상장 밖에서 “우리는 야구를 원한다”는 팻말을 들고 노사 합의를 염원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결국 제 날짜에 시작하지 못한다. 1994~1995시즌 MLB 선수노조 파업 이후 27년 만에 불상사가 재현됐다.

롭 맨프레드(64) MLB 커미셔너는 2일(한국 시각)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던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LB 노사가 합의에 실패해 정규시즌 개막일(4월 1일)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며 “2022 시즌 초반 시리즈(3연전) 두 개가 취소됐다. 취소된 6경기는 추후 재편성되지 않고 선수들에게 급여도 지급 안 된다”고 말했다.

MLB는 노사가 새 노사협정(CBA) 타결에 실패해 작년 말 직장 폐쇄에 돌입했다. 양측 모두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다 겨우내 합의 도출에 실패해 2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노사는 3월 2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설정하고 지난 9일간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평행선만 달리다 헤어졌다.

걸림돌은 돈 문제다. 노사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12개로 늘리고 투구 시간 제한(피치 타이머)과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에는 합의를 봤다. 하지만 최저 연봉, 사치세와 부유세 한도 등 돈 문제 앞에선 양 측이 강경했다. 가령 최저 연봉의 경우 구단 측은 올해 70만달러(약 8억원)로 시작해 2026년까지 매년 1만 달러씩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수 노조는 올해 72만5000달러(약 8억7000만원)로 시작해 매년 2만달러씩 올리고 2025년과 2026년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최저 연봉을 재산정하자고 맞섰다. 결국 선수노조가 MLB 사측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날 합의 실패로 정규리그는 162경기에서 156경기로 줄었다. 그 결과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하루에 약 1억5000만원씩 손해를 봐 6경기 도합 74만740달러(약 9억원)을 못 받는다.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25만9259달러(약 3억원),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은 11만8518달러(약 1억4000만원)를 못 받는다.

선수노조는 “MLB 사측의 경기 취소 결정은 야구를 사랑하는 선수들과 팬에게 역겨운 결정”이라며 “우리는 협상 초기부터 저연차 선수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시장의 도덕성 강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사측은 끝까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MLB는 상위 100명의 선수가 전체 연봉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만큼 부익부 빈익빈 구도이다. 직장 폐쇄가 길어질수록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들(전체의 약 40%)이 받는 타격이 크다.

스타급 선수들도 기약없는 협상 타결에 지쳐간다. 조이 갈로(29·뉴욕 양키스)는 글로벌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트인에 가입해 “삼진 당하기와 시프트에 걸리는 타구 때리기 기술이 있는 인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프로필을 만들었다. 브라이스 하퍼(30·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소셜미디어에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관심있다면 내 에이전트를 통해 연락달라”는 글을 남겼다. 조속히 타결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스타들의 풍자섞인 몸부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