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풋볼(미식축구)은 축제, 야구는 일상으로 통한다. ‘미국의 여가생활(American Pastime)’이라 불리는 메이저리그(MLB)는 작년 코로나 사태로 팀당 60경기로 단축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다시 162경기 체제로 돌아와 봄부터 가을까지 7개월간 펼쳐진다. 2일 오전 2시 5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뉴욕 양키스의 맞대결로 그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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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상 병동’ 토론토의 에이스 류현진

미국이 주목하는 개막전 선발투수는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게릿 콜(31·뉴욕 양키스)이다. 콜은 2020시즌을 앞두고 투수 역대 최고액인 9년 3억2400만달러(약 3669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양키스의 에이스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3시즌 연속 MLB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은 올 시즌 아시아 최초 사이영상에 도전한다. 그는 LA 다저스 시절인 2019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 블루제이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작년엔 아메리칸리그 3위를 했다. MLB닷컴은 31일 “100명의 전문가가 참가한 설문조사에서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2표를 얻어 공동 4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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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제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17 월드시리즈 MVP 조지 스프링어와 2019시즌 세이브왕 커비 예이츠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예이츠는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마감했고 스프링어도 잔부상에 시달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선발진에도 부상자가 많아 류현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투수 김광현(33)은 허리 통증으로 개막 후 2~3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며 몸을 만들 예정이다.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은 1일 개막 로스터 합류 여부가 결정된다.

타율 0.167로 시범 경기를 마친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내야 백업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무릎 수술을 받고 3~5주간 결장한다.

◇ 이번엔 오타니의 ‘이도류’가 통할까

대부분 현지 매체가 예상하는 우승 후보 1순위는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트레버 바워가 새로 선발진에 합류했고, 무키 베츠와 코디 벨린저 등이 이끄는 타선은 여전히 막강하다.

김하성의 소속 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폭풍 영입’을 통해 우승 전력을 갖췄다. 2018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과 작년 다승 1위(8승) 다르빗슈 유가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뉴욕 양키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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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선수는 많지만 ‘이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게 유독 눈길이 간다. ‘투타 겸업’을 선언하고 2018년 MLB에 뛰어든 그는 그동안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투타 어느 부문에서도 리그를 지배하지 못했다.

올 시즌도 시범 경기에서 타석에선 타율 0.548, 5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마운드에선 3패·평균자책점 12.19로 부진했다. CBS스포츠는 “오타니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1886년 데이브 포츠 이후 135년 만에 ’150(탈삼진)-150(루타)’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