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다승(256승)을 올린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2022.4.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이 2022-23시즌을 앞두고 감독 기준기록상을 신설했다. 이전까지 감독들에 대한 처우가 아쉬웠다는 지적에 따라 사령탑들의 100승, 200승 등을 기념해 트로피와 상금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좋은 취지 속에 만들어진 감독 기준기록상을 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기존 100승, 200승을 했던 감독들에게는 이런 대우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KOVO는 25일 자료를 통해 "이번 시즌부터 V리그 감독 기준기록상이 신설돼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99승(68패)을 기록 중인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1호 수상자가 유력할 것이란 내용의 첨부 파일을 첨부했다.

더해 KOVO는 "감독 기준기록상은 신설 이후의 기록에 대해서만 적용된다"고 알렸다.

감독 기준기록상의 기준은 100승 단위다. 100승을 할 경우 200만원, 200승 시 400만원, 300승 시 600만원이 포상금으로 지급된다.

반가운 소식임에도 배구계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V리그에서 뛰는 사령탑 중에서 100승, 200승 이상을 한 감독들이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예우는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V리그 감독 중 최다승을 기록한 지도자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으로 256승(197패)을 수확했다.

1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한 김호철 IBK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5일 기준으로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232승102패),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147승127패),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147승100패)이 뒤를 잇고 있다. 현역 지도자 중 차상현 감독은 통산 승수에서 5번째다.

그러나 KOVO는 종전 신영철, 김호철, 김종민, 최태웅 감독이 작성했던 200승, 100승 기록에 대해서는 아무런 시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OVO 관계자는 "올 시즌 감독 기준기록상이 새로 생겼기 때문에 이전에 기준기록을 달성했던 감독들에 대한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시즌을 마치고 V리그 시상식 등에서 별도의 수상을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KOVO의 결정에 배구계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준기록상에 해당하는 대상 감독들이 얼마나 된다고 그렇게 잘라서 시상하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존 (기록을 작성한)감독들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기준기록상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KOVO의 설명에 반발했다.

1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1.12.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 관계자는 "새로운 기준기록상을 만든 것은 이를 통해 불이익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록을 성과로 남기자는 것이다. 현역 사령탑 뿐 아니라 은퇴한 감독들까지 포함해도 (대상자가)몇 분 되지 않는다. 처우가 너무 아쉽다"고 꼬집었다.

실제 현역이 아닌 사령탑을 포함했을 경우에도 100승 이상을 수확한 감독 기준기록상 대상은 총 9명이다.

앞서 언급한 신영철 감독 외에 신치용 감독(전 삼성화재, 276승74패), 박기원 감독(전 KB손해보험·대한항공, 143승90패) 이정철 감독(전 IBK기업은행, 157승83패), 고(故) 황현주 감독(전 흥국생명·현대건설, 151승85패), 박미희 감독(전 흥국생명, 125승115패) 등이 있다.

현역 최다승 사령탑인 신영철 감독은 KOVO의 결정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전했다.

신 감독은 “2005년 프로 출범 후 세운 감독과 선수들의 기록은 모두 동일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역 사령탑 다승 순위 (한국배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