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잃어버린 악수를 되찾고 연패도 끊었다.
5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2021-2022 V리그 여자부 경기. 기업은행 사령탑으로 안태영(38)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섰다. 선수단 항명 사태 논란 속에서 서남원 전 감독과 김사니 전 감독대행 등이 연이어 물러난 터라 누가 ‘감독 대행의 대행’을 맡을지 관심이 쏠렸다. 안 대행은 지난달 기업은행에 합류한 코치다.
그는 “구단에 온 지 한 달밖에 안 돼 속사정을 모른다. 굉장히 부담스럽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훈련하면서 경기 외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고 했다. 이어 경기 시작 전 김형실(70) 페퍼저축은행 감독을 찾아가 허리를 숙였다. 김 감독은 안 대행에게 손을 내밀었다. 앞서 V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은 “김사니 대행과는 악수 안 한다”고 선언했지만, 사령탑이 바뀌면서 악수가 성사됐다.
경기는 기업은행의 3대0 완승으로 끝났다. 기업은행이 올 시즌 홈 구장에서 거둔 첫 승리로, 2연패를 끊고 최하위 추락을 면했다. 팀 내 최다 득점(14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을 필두로 ‘국가대표 3인방’ 김희진(11점), 김수지(9점), 표승주(5점) 등이 힘을 보태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갔다. 라셈은 9일 경기를 끝으로 V리그 코트를 떠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 태도로 뛰었다. 김희진은 “페퍼저축은행을 대비해 마네킹 훈련 등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올 시즌 이례적인 일을 겪고 있는데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배구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안 대행은 “정말 부담이 컸는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첫 경기를 잘 끝냈다”면서 “구단 일에 관해 아는 것이 없고 다음 경기(9일 GS칼텍스전)를 잘 준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앞으로 임시 대행직을 2~3경기 맡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김형실 감독을 찾아가 인사했다. 김 감독은 “안 대행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수고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사니 대행이 아니니까 악수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IBK선수들이 오늘 마음먹고 하니 완벽하게 하더라”고 했다.
남자부에선 OK금융그룹이 안산 홈에서 삼성화재를 3대2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2연패 탈출과 리그 3위 도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삼성화재전 11연승을 달렸다. 첫 두 세트를 내줬으나 뒤늦게 예열된 외국인 주포 레오가 29점을 꽂으며 3·4·5 세트를 내리 따내는 역전승을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공격수 러셀이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점 이상)을 포함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4점으로 맹활약했지만 승점 1 추가에 그치며 6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