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2005년 리그 출범 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17일 오후 열린 20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2위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대1(24-26 28-26 27-25 25-17)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득점 후 환호하는 모습.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대한항공은 2006-2007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15시즌 중 단 두 시즌을 빼곤 매번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2017-2018시즌뿐이다. 프로배구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베르토 산틸리(56·이탈리아) 대한항공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은데 이어 창단 첫 통합 우승 선물까지 안겼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통합 우승 팀이 나온 것은 2013-2014시즌 삼성화재 이후 7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처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패했다.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 2018-2019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에 올라 통합 우승에 도전했지만 두 차례 모두 현대캐피탈에 막히며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네번째 도전 만에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마지막 4세트를 제외하고 매 세트 듀스까지 가는 살얼음판 승부였다. 대한항공은 1세트 마지막에 범실로 세트를 내줬지만, 2·3세트 듀스 승부에선 우리카드보다 집중력에서 앞서며 경기를 뒤집었다.

대한항공의 에이스 쿠바 출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0·등록명 요스바니)는 서브 5득점 포함해 양팀에서 가장 많은 27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레프트 ‘듀오’ 정지석(26)과 곽승석(33)도 각각 20득점, 10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지난 15일 4차전에서 복통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던 우리카드의 포르투갈 출신 알렉산드리 페헤이라(30·등록명 알렉스) 서브(3점), 블로킹(3점), 후위 공격(7점) 등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득점 이상) 활약을 펼치며 26득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두 팀은 1세트 중반까지 최대 1점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펼쳤다. 대한항공이 정지석(26)의 블로킹으로 17-15로 앞서며 처음으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18-19에서 알렉스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알렉스가 2연속 서브 득점을 올리면서 21-19로 앞서 나갔다. 우리카드는 21-20에서 한성정(25)이 대한항공 임동혁(22)의 후위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내면서 22-20을 만들었다. 대한항공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요스바니의 퀵오픈과 임동혁의 후위 공격으로 22-22,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우리카드는 24-24 듀스에서 하현용(39)의 속공으로 한 점을 먼저 따낸 다음 임동혁의 범실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초반은 5-0으로 앞서 나간 대한항공의 흐름이었다. 조금씩 점수차를 좁힌 우리카드는 13-15에서 세터 하승우(26)의 오픈 공격 성공과 대한항공의 포지션 폴트(서브를 넣기 전 지정된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 범실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17-17에서 정지석과 요스바니의 연속 공격 성공으로 19-17로 다시 달아났다. 우리카드는 19-20에서 나경복(27)의 블로킹이 성공하면서 또 동점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곽승석(33)과 임동혁이 또 연속 득점을 올리며 22-20으로 달아났다. 우리카드는 23-24에서 알렉스의 퀵오픈 공격 성공으로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대한항공은 26-26에서 나온 우리카드의 연속 공격 범실로 2세트를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리카드는 곧바로 집중력을 되찾았고 3세트 초반 10-5로 앞서 나갔다. 우리카드는 세트 중반 18-18 동점을 허용했지만 알렉스 후위 공격, 나경복 오픈 공격 성공으로 다시 20-18로 달아났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의 오픈 공격과 조재영(30)의 블로킹으로 다시 20-20 동점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25-25에서 정지석의 퀵오픈 성공으로 1점 먼저 따낸 다음 우리카드 알렉스의 공격 범실로 3세트를 잡으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나갔다.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 10-6으로 앞서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우리카드 선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고비 때마다 범실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대한항공은 22-16에서 요스바니가 2연속 서브 득점을 성공한데 이어 24-16에서 우리카드 알렉스의 서브가 아웃되면서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