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에서 온 19세 청년이 남자 프로배구 코트를 압도하고 있다.

프로배구 V리그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경기가 27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B손해보험 케이타가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1라운드 홈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에 3대1(25-22 16-25 25-18 25-13)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가 32득점, 공격성공률 58.49%로 맹활약했다. 지난 23일 우리카드와의 V리그 데뷔전에서 40득점, 공격성공률 53.85%를 기록했던 케이타는 두 경기 연속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키 206㎝, 체중 91㎏의 마른 체구인 그는 낮은 공이든 높은 공이든 사뿐히 솟아올라 어떻게든 때려냈다. 한 손을 쫙 펴 얼굴 앞에서 흔드는 동작, 보디빌더처럼 두 팔을 들어올려 구부리는 동작 등 다양한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해맑게 웃는 얼굴로 팔을 빙글빙글 돌리며 춤까지 췄다.

14세에 프로 데뷔해 카타르·세르비아 리그에서 뛴 케이타는 올 시즌 드래프트 1순위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았다. 직접 선수를 만나보지 못하고 영상만으로 V리그 최초의 10대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 이상열 감독은 “사실 상당한 모험이지만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케이타는 지난 7월 초 입국하자마자 코로나 판정을 받아 우여곡절을 겪었다. 2주 만에 퇴원한 뒤에도 두 달 가까이 선수들과 격리 생활을 했고, 제대로 훈련을 못해 지난 8월 말 KOVO컵에 아예 나서지 못했다.

그럴수록 “대단한 선수가 왔다더라”는 소문은 무성해졌다. V리그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 감독들은 경계 대상 1호로 케이타를 꼽았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케이타는 첫 경기부터 높은 타점과 엄청난 탄력, 순발력, 공격 의지를 보여줬다. 다양하고 과감한 세리머니로 전에 없던 볼거리를 제공하며 신나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스스로 흥을 돋우면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첫 경기 전 “잘하는 날이 19%밖에 안 된다”며 기복을 우려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아직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경기 후엔 “케이타 덕분에 다른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케이타를 더 신나게 해줘야 한다”고 칭찬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국내 선수들 블로킹으로는 케이타를 막기 힘들다”고 했다. 러셀과 박철우가 고전한 한국전력은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