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2일 마침내 패럴림픽에서 첫선을 보인다.
태권도는 2015년 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 배드민턴과 함께 도쿄패럴림픽 22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대회 태권도에 걸린 금메달은 총 6개. 남자 61kg·75kg·75kg이상급, 여자 49kg·58kg·58kg이상급 등 총 6체급이다. K44(한팔 또는 다리 기능 제약, 한쪽 절단 또는 마비)에 K43(양 팔꿈치 아래 절단) 등급을 통합해 경기를 치른다. 남자 27개국 36명, 여자 26개국 35명이 출전한다.
패럴림픽 태권도 경기 규칙은 올림픽과 약간 다르다. 선수 보호를 위해 머리 공격을 허용하지 않는다. K43~44가 손목 절단 장애 유형이라서 몸통 부위 주먹 공격도 금지된다. 위험한 플레이에 대해선 즉각 벌점이 부여된다. 채점 방식도 다르다. 예를 들어 뒤차기의 경우 올림픽에선 4점이지만 패럴림픽에선 3점이다. 올림픽에선 16강 이후 패자부활전에 진출하지만 패럴림픽에선 모든 선수에게 패자부활의 기회가 부여된다.
2일 오전 10시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 B에서 도쿄패럴림픽 태권도 첫 경기가 시작된다. 역사적인 데뷔전의 주인공은 아프가니스탄 사상 첫 여성 패럴림피언을 꿈꾸며 조국을 탈출한 자키아 쿠다다디(23). 쿠다다디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로훌라 니크파이를 TV로 보고 태권도를 시작했다. 쿠다다디는 여자 49㎏급 16강에서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 첫 대결에 펼친다.
세계챔피언 4회, 유럽챔피언 4회에 빛나는 레전드 리사 게싱은 여자 58㎏급에서 초대 패럴림픽 챔피언을 노린다. 43세의 게싱은 “6년 반은 선수에게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모든 선수들이 패럴림픽의 목표 하나로 아주 오랜 기간을 달려왔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우리나라는 3일 오전 10시30분 남자 75㎏급에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세계 12위)이 첫 경기에 나선다. 상대는 세계 5위 마고메드자기르 이살디비로프(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 이하 RPC). 종주국 한국의 유일한 패럴림픽 출전 선수다. 두 살 때 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새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잃은 주정훈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비범한 재능으로 비장애인선수들과 경쟁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주변의 과도한 시선에 상처를 받고 고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의 꿈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태권도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유망주’를 백방으로 물색하던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와 연이 닿았다. 고심 끝에 2017년 12월 태권도복을 다시 입었다. 주정훈은 올해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아시아 선발전을 1위로 통과,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태권도의 패럴림픽 데뷔 부대에 종주국 선수가 1명만 출전하는 것은 아쉽다. 여성 선수도 없다. 터키는 남녀 6체급에 6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권을 따냈다. RPC는 남자 3명, 여자 1명이 나선다. 아제르바이잔도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이 나온다. 일본도 남자 2명, 여자 1명 등 3명이 출전한다.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 이후에도 6년간 국내 장애인태권도 저변 확대나 선수 발굴에 무심했던 탓이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는 “이번이 첫 패럴림픽이라 선수층이 얕다. 다른 나라에 비해 예산 지원이 늦어졌고, 랭킹 포인트도 낮다. 3년 후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기초종목육성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선수를 발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