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전의 성화’가 타오른다. 신체 장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인간 의지의 드라마, 패럴림픽이 24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린다. 전 세계 4400여 명의 선수가 9월 5일까지 22개 종목에 출전, 53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도쿄를 빛낼 스타 패럴림피언들을 소개한다.
◇올림픽 챔피언을 앞선 기록
독일 멀리뛰기 선수 마르쿠스 렘(33)의 기량은 비장애인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올해 유럽 선수권 1위를 하며 세운 8m62는 도쿄올림픽 금메달 기록(8m41)보다 21㎝ 앞선다. 그는 15세였던 2003년 여름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었다. 웨이크보드를 타면서 점프를 시도하다 물에 빠졌는데, 이를 못 보고 지나가던 다른 보트와 부딪혔다. 오른쪽 다리가 보트의 프로펠러에 걸려 크게 다치는 바람에 결국 절단했다.
장애인 육상엔 20세였던 2008년에 입문했다. 멀리뛰기에서 패럴림픽 금메달 2개(2012 런던, 2016 리우)를 목에 걸었고, 2016 리우에선 400m 계주 금메달도 따냈다. 별명은 ‘블레이드 점퍼(The Blade Jumper)’. 블레이드(날)를 닮은 J자 모양의 얇은 탄소 섬유 의족을 착용하고 뛰기 때문이다. 렘은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해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루고 싶어했지만, ‘의족이 도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를 통해 “언젠가 올림픽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 선수들이 계주 경기를 하게 된다면 (감격의)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전 정신은 계속된다
미국의 브래드 스나이더(37)는 미 해군 사관학교를 나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 처리반의 일원으로 복무했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제폭탄 폭발 사고를 당했다. 사지는 멀쩡했는데, 파편에 얼굴을 맞아 두 눈을 잃었다. 사관학교 졸업반 시절 수영팀 주장이었던 그는 전역 후 장애인 수영에 입문했다. 2012 런던 패럴림픽 시각장애 부문 2관왕(자유형 100m·400m), 2016 리우 대회 3관왕(자유형 50m·100m·400m)을 차지했다. 2018년 트라이애슬론으로 종목을 바꿨고, 이듬해 월드컵 동메달 등을 따며 ‘전향’에 성공했다.
◇휠체어 테니스의 ‘전설’
구니에다 신고(37)는 일본이 자랑하는 휠체어 테니스 스타다. 그랜드슬램 대회 휠체어 부문에서 통산 45회 우승(단식 24회, 복식 21회)했다. 패럴림픽에선 단·복식을 통틀어 금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걸었다. 그는 아홉 살 때 척수에 생긴 종양 때문에 걷지 못하게 됐다. 11살에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했고, 전성기 때는 시속 160㎞에 이르는 강서브로 이름을 날렸다. 신고가 자국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메달 쓸어 담는 영웅들
걷지 못한다는 이유(척추이분증)로 구(舊)소련의 고아원에 버려졌다가 미국에 입양된 타티아나 맥페든(32)은 하계 패럴림픽 육상(휠체어)에서 통산 16개의 메달(금 7·은 6·동 3개)을 걸었다.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좌식) 은메달을 따기도 한 전천후 선수 맥페든은 이번에 패럴림픽 통산 메달 20개를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폴란드 여자 탁구의 간판인 나탈리아 파르티카(32)는 도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도 나선다. 오른 팔꿈치 아래가 없이 태어났지만 “장애는 내게 무의미하다”고 외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스포츠로 하나 되는 통합의 의미를 실천하는 파르티카는 패럴림픽 5연패(連覇)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