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33)의 2020도쿄올림픽 활약상이 유로2016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를 연상시키고 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매경기 결정적인 활약으로 한국을 준결승까지 견인했다. 악전고투하며 팀을 이끄는 김연경의 모습은 유로2016 포르투갈 우승을 이끈 호날두와 너무나 흡사하다.
호날두는 당시 포르투갈을 사상 첫 결승에 진출시켰다. 호날두의 독보적인 활약이 바탕이었다. 개최국 프랑스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프랑스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호날두는 결승 전반 7분 프랑스 파예에게 태클 당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호날두는 밖으로 나가 테이핑을 한 뒤 다시 경기장에 들어왔다. 그러다가 전반 26분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그는 왼팔에 있던 주장 완장을 쎄게 내려치며 울먹였다. 호날두는 교체돼 벤치에 앉았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그는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 옆에 앉아 감독과 함께 소리지르고 강렬한 손동작을 하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벤치에서 감독보다 더 경기장 가까이 나가 선수들에게 직접 전술을 전달했다. 마치 호날두가 감독같았다.
당시 포르투갈은 연장 후반 8분 에데르의 결승골로 프랑스를 1대0으로 누르고 사상 첫 유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서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포르투갈의 우승은 호날두가 이끈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제비오도 하지 못한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캡틴 호날두는 팀을 이끄는 주장이자 팀을 하나로 만든 핵이었다. 지금 김연경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 도쿄올림픽에 나선 김연경은 한국 배구팀을 원팀으로 규합하는 맏언니 역할을 하고있다.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상대의 전술을 예상하고 선수들을 독려한다. 그리고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등을 툭툭 치는 행동도 자연스럽다. 마치 호날두와 산토스 감독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김연경이 평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가 호날두다.
둘은 축구와 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김연경은 배구팬들이 자신을 ‘배구계의 메시’라고 하면, “메시보다 호날두가 더 멋지다”며 “’배구계의 호날두’로 불러달라”고 한다. 호날두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김연경과 호날두는 2017년 5월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라리가가 주선하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와의 만남 행사로 이어질 뻔 했다. 터키 페네르바체 소속이던 김연경은 라리가와 후원사인 산탄데르 은행이 세계적인 스타들을 초청해 리그를 홍보하는 행사의 일환인 호날두와의 만남에 초청받았다. 김연경은 터키리그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때였다. 주관사는 호날두를 만날 가장 적합한 상대로 김연경을 선정했다. 하지만 호날두의 경기가 마드리드 홈이 아닌 말라가 원정경기인데다 라리가 최종전이어서 경기장 라커룸에서의 만남은 아쉽게 미뤄졌다.
산토스 감독은 호날두의 존재에 대해 “호날두가 팀에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호날두는 와인 같은 사람이다. 어떤 것이든 할 수 있고, 3~4년 전에도 지금 그리고 몇 년 후에도 지금 같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에게도 김연경이야말로 산토스 감독이 호날두에 대해 말한 와인 같은 존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