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도쿄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8강전에서 한국 취재진이 일본 선수에게 카메라 조명을 비춰 경기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조명을 켠 취재진은 일본 방송 관계자들로 밝혀졌다. /NHK

한일전이었던 도쿄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경기에서 한국 취재진이 고의로 조명을 비춰 일본 선수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일본 온라인상에서 제기됐다.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커진 가운데, 해당 조명은 일본 방송국이 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경기는 지난달 28일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으로, 한국의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가 맞붙었다. 이토 미마는 4세트 경기 도중 취재진의 카메라 조명이 눈부시다고 호소했다. 조명을 켠 취재진은 올림픽 관계자의 지적에 따라 조명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이토 미마가 세트스코어 4-0으로 승리했다.

일본 온라인에서는 경기 중 조명을 비춘 이들을 한국 취재진으로 단정하고 비난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들은 “한국 취재진이 일부러 빛을 쏴서 이토 미마를 방해했다”, “한국 카메라 감독이 고의로 눈을 비춰 경기를 방해하는 모습이 발각됐다” 등 근거 없는 추측을 이어갔다. “이토 선수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한국 선수가 공을 잘 볼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 등의 나름의 분석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한국의 전지희(오른쪽)과 일본 이토 미마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이태경 기자

하지만 이는 일본 네티즌들의 근거 없는 억측이었다. 일본의 니혼TV 관계자 A씨는 5일 현지 매체 데일리 신초 인터뷰에서 “(NHK 화면으로) 문제가 된 장면을 봤는데, 조명이 켜진 카메라 뒤에 있는 스태프는 (니혼TV의) 스포츠국에서 일했던 직원”이라고 했다. 조명을 비춘 것은 일본 방송국 관계자임을 시사한 것이다.

A씨는 해당 스태프 근처에 서있는 이들 역시 니혼TV 소속 아나운서 등 본인이 아는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 프로그램을 취재하는 이들이라 스포츠 취재 사정을 잘 몰라 실수로 조명을 켠 것 같다”며 “이토 선수를 방해할 의도는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규칙을 준수하며 취재를 진행시키겠다”고 했다.